민주 경남도당 "도민을 위한 밥솥 버리기 동참, 박완수 도정 2중대인가"
민주 경남도당 "도민을 위한 밥솥 버리기 동참, 박완수 도정 2중대인가"
  • 이연동 기자
  • 승인 2022.09.26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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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특별연합 반대, 박완수 지사 지지' 국힘 도의원단 비판 논평
"특별연합은 일부의 의지가 아닌 ‘도민의 의견 수렴’으로 추진된 것"
특정 정당이나 도지사를 위한 일이 아닌 ‘지역과 도민’의 이익을 위한 일
‘옥상옥’이라는 수직적 개념이 아니라, ‘더 큰 밥솥’ 마련하는 수평적 개념
중앙정부의 예산과 관심을 획기적으로 끌어올 기회인데 실익이 없다니?

민주당 경남도당이 부울경 특별연합 불참을 발표한 박완수 지사에 동조하는 국민의힘 경남도의원들을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의회 한상현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내고 "지난 금요일(9.23) 국민의 힘 경남도의원 일동 명의로 발표된 입장문은 박완수 지사가 일으킨 분노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행위였다"며 "안 그래도 성급한 도지사의 판단으로 인해 당황스러움을 느끼던 차에, 같은 정당 소속 도의원들이 나서서 성급하게 힘을 실어주는 것도 모자라, 정당한 비판의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려는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그만큼 박 지사가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판단한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경남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이 22일 브리핑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류경완 원내대표가 부울경 특별연합 불참을 발표한 박완수 도지사를 비판하고 있다.(사진제공=도의회)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김두관)은 "입장문에 쓰인 공격적 단어와 문장은 사실상 국민의 힘에게 ‘누워서 침 뱉기’와도 같은 말이기에 다시 되돌려 줄 수밖에 없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과연 누가 먼저 하였느냐"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새롭게 출범한 특별연합에 공식적으로 반대한 것은 박 지사이고, 그 사유 및 내어놓은 대안을 볼 때 ‘반대를 위한 반대’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도민의 의견을 여러 경로로 수렴하여 2년 넘게 진행된 일을 뒤집기 위해 2달간 ‘졸속’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졸속’으로 입장을 낸 쪽은 누구냐"며 "도와 도의회가 번갈아 가며 도민들을 정신없게 만들고 있다. 아울러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억지스러운 ‘명분’을 내세우는 것 역시 박 지사가 보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경남도당은 "이에 대해 도민을 대표하는 도의원들이 누구보다 냉철한 시각으로 화살을 도정에 돌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분법적 진영 논리에 젖어 ‘본질’을 놓치고 있는 쪽 역시 국민의힘이다"며 "박 지사의 의지를 추켜세워주기 위해, 그동안 추진되어 온 과정과 결과물을 ‘일부의 의지’로 폄훼하는 것은 정당하냐"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지속적으로 ‘옥상옥’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면서 부울경특별연합이 마치 경남도정 위에 ‘군림’하는 듯한 표현을 쓰고 있는데, 특별연합은 도민의 먹거리를 마련하는 수평적인 ‘밥솥’ 개념일 뿐, 결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다. 아울러 박완수 지사는 도민을 위해 이미 준비된 밥솥을 ‘어떻게 더 잘 쓸까, 어떻게 보완할까’의 문제가 아니라 ‘새 밥솥이지만 안 쓰고 버리겠다’는 것을 전제로 일방적 주장을 펴고 있다"며 "소멸 위기에서 지역을 살릴 골든타임을 날릴 수도 있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일을 저질러 놓고 조용히 넘어갈 것으로 기대했다는 것인가? 계속 그와 같은 입장을 고수한다면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 대변인은 "앞으로 더 허심탄회하고 깊은 토론의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지만, 국민의힘 도의원들의 입장문 속에 담긴 몇 가지 내용에 대해 아래와 같이 먼저 반박해 둔다"며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다음은 반박문 후반부 전문이다.

첫째, 특별연합은 예산 낭비가 아니라 더 큰 예산으로 돌아오는 일이다.

국민의 힘은 특별연합 운영비로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간다며 과장된 표현을 사용했지만, 지난 3월 경남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이 비용을 균특회계광역협력계정 신설이나 지방교부세 확대로 충당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최근 행정안전부에서 ‘특별연합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이행 차원에서 적극 지원한다’고 밝혔고, 다른 시도에서 먼저 실행할 경우 재정지원 선점의 기회를 빼앗길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새로운 조직과 새로운 사무가 추가되는 만큼 부울경 3개 시도가 분담할 초기 비용이 필요하다 해도, 결과적으로 중앙정부 지원을 더 유도하여 도민들의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경남의 희생이나 손해라는 표현을 함부로 쓰며 결과를 예단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오히려 박완수 지사의 연합 탈퇴로 인해 우리 도민들이 받아야 할 이익이 다른 시도로 넘어갈까봐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운영비 이외의 사업비 부문의 경우에는 기존에 이미 초광역사업으로 도비에 편성되어 있던 것으로, 갑자기 새롭게 추가되는 예산이 아니다. 경남도에서 하던 사업을 특별연합에 위임하여 3개 시도가 함께 추진한다는 점이 다르지만, 그 과정에서 중앙정부를 향한 협상력이 커져 역시 추가로 사업 예산을 선점할 수 있다. 즉 3개 시도의 협력으로 시너지를 일으켜 각 시도의 이익이 확대되는 것이므로, 결국 ‘특별연합’이라는 밥솥으로 도민의 밥그릇에 더 많은 밥을 담아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는 예산 뿐 아니라 인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처음에는 파견으로 시작하겠지만, 더 새로운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지역 일자리 확대나 지역 정치(행정)의 목소리 확대와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지, 경남에서 무조건 희생을 하거나 인력이 낭비되거나 하는 차원이 아니다. 물론 앞으로 특별법 제정이나 규약 정비를 통해 예산권을 더 많이 확보해 나가고 중앙 각 부처와 협상도 해 나가야 하겠지만, 시작 단계에서 무조건 겁을 내거나 부정적으로만 볼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민선 7기 도정과 11대 도의회는 자신들을 위해 특별연합을 출범시킨 것이 아니라 ‘도민의 실익’을 위해 책임을 진 것이다.

국민의 힘은 특별연합 규약을 ‘급히 통과시켰다’라고 했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특별연합은 2020년 12월 10일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던 순간부터 ‘메가시티를 위한 실행 단계’로 공식 인정을 받았고 법안에 명시되어 있다. 그 당시 국민의 힘 의원들도 적극 찬성하였음을 잊었는가? 심지어 대선 국면에서는 국민의 힘 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초광역협력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국토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하였고(의안번호10821), 이는 2022년 1월 4일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이러한 과정이 모여 3개 시도의 ‘규약안 승인’이라는 구체적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이처럼 국회와 중앙정부가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좋은 기회를 동력으로 삼아 4월에 특별연합을 출범시키지 않았다면, 메가시티를 향해 실무적으로 뛸 수 있는 협의체 모델을 구경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중앙의 사업을 끌어오고 한 푼이라도 더 지역으로 가져와야 하는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논리를 의식하여 의결을 미룰 수는 없는 일이었다. 단언컨대 이것은 당리당략과 무관하며, 11대 도의회가 책임감을 가지고 마무리해야 할 일이기도 했다.

4월에 전국에서 첫 번째 특별연합으로 출범하여 주목을 받으면서, 당장 부울경이 국회와 협상할 일들이 많이 생겼다. 먼저 초광역 사무 18개와 국토교통부로부터 위임받은 국가위임사무 3개는 기존처럼 중앙에만 맡겨 놓으면 결코 성과가 크지 않은 사업들이다. 중앙정부는 수도권 챙기듯이 지방을 세심하게 챙기지 않으므로, 우리가 주체적으로 설계하고 더 많은 것을 챙길 수 있도록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일을 어떻게 더 미룰 수 있다는 것인가?

한편, 최근 부산시당에서는 양쪽 정당 모두 ‘연합체 출범’을 전제로 초광역협력 산학융합지구 육성 사업 등 다양한 영역의 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의 적극적 협조를 구하는 등 열정을 보이고 있다. 경남은 지금 무엇을 하고 어디에 있는가? 박 지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물론 단기적으로도 경남의 ‘실익’을 놓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지 심히 걱정되는 바다.

셋째, 인구비례로 특별연합 의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역균형발전의 대원칙’에 어긋나는 발언이다.

국민의 힘 도의원 입장문 속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 중 하나는 ‘인구비례’에 따라 경남의 의원들이 더 많이 특별연합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지방 국회의원이나 지방정부 인력 자체는 수도권과의 인구비례로 지금보다 계속 더 줄어들어야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 정치가 사라질 수도 있다.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지역균형발전인가? 그동안 해 왔던 주장과 모순되는 일이다.

3개 시도가 공동 사무를 맡아 일하게 되고 비용도 기본적으로는 동일하게 부담하는 것인데, 오직 의사결정 인원에서만 우리 경남이 더 많아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기는 어렵다. 그런 발상 때문에 울산의 참여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 처음 시작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서로 양보와 배려가 필요하다. 인원 조절이나 세부 규약 조정은 특별연합 의회 구성 이후 수정이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며 해결해야 할 일인데, 무조건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스럽다.

또한 인구비례 개념을 우리 내부에 적용하면 서부경남과의 균형에도 맞지 않게 된다. 오히려 역발상으로 의원동수 균등 배분을 경남 안에서 먼저 적용하면 장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9명의 파견 도의원을 3:3:3 (동부:중부:서부)로 나누어 메가시티 관련 업무에서 서부경남이 소외되지 않고 반드시 사업 분야에 포함되도록 조정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넷째, 경직된 소지역주의로는 행정통합과 메가시티 실현이 불가능하다.

경남 국민의 힘은 ‘무조건 경남에 사무소를 둔다고 명시하라!’는 식의 발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것이 관철되지 않아 탈퇴가 당연하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런 좁은 마인드와 경직된 태도로는 앞으로 초광역협력에 있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갈 수 없으리라 본다.

당연히 우리는 경남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업은 기본적으로 ‘협력 사업’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방소멸’이라는 국가 최대의 난제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상황에서 취사선택할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다. 경남에 특별연합 사무소를 설치할 확률이 가장 높지만, 우리가 가져오더라도 일단 유연한 자세와 합리적인 표현이 필요하다. 그래서 ‘3개 시도의 중심지’라는 완화된 표현을 사용했던 것이다.

아울러 단기적 이익과 장기적 이익을 구분할 필요도 있다. 서울보다 경기도가 크게 성장했듯이 경남 역시 장기적으로는 부산보다 발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높지만, ‘당장 지금’ 내놓아야 한다는 식의 성급한 생각은 곤란하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점,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작은 부분에 집착하여 그것만 강조하면서 도민들이 얻을 ‘더 큰 이익’을 부디 무시하지 말라.

요컨대 국민의 힘은 다수 의석을 앞세워 정당한 비판의 목소리를 막지 말라. 또한 우리가 손해를 본다거나 서부 경남이 소외된다는 주장은 메가시티의 구상과 특별연합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잘못된 정보이므로, 이러한 편견을 도민들에게 함부로 심어주어서는 곤란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성급한지 되묻고 싶다. 그동안 차근차근 밟아온 과정을 무시하고 성급하게 특별연합을 버리려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메가시티, 행정통합은 단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부디 경솔한 결정을 접고, 경남의 미래와 도민의 이익을 위해 부울경특별연합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청한다.

- 2022.09.26.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대변인 한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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