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적극적 사업지원 선행, 권한확대ㆍ재정지원 제도적 담보때까지"
울산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출범할 예정이던 ‘부울경 특별연합’이 사실상 좌초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경남도가 지난 19일 특별연합 대신 3개 시·도 행정통합을 주장한데 이어, 울산시도 26일 특별연합 논의 잠정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은 26일 오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별연합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실익이 없다”며 “중앙정부의 적극적 사업지원이 선행되고, 권한확대와 재정지원이 제도적으로 담보될 때까지 특별연합은 잠정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내년 1월로 예정된 특별연합의 업무개시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김 시장은 “부울경 사이의 인구, 교육, 교통, 관광 등 여러분야의 불균형을 먼저 해소한 뒤 특별연합을 구성해야 한다”며 균형기반 조성을 위한 울산지역 주요사업으로 국립종합대학 설립, 울산·경주·포항을 아우르는 ‘신라권 신공항’ 건설, 도심 유휴부지 그린벨트의 대규모 개발 등 3가지를 제안했다.
이어 “국립대학 설립으로 인재양성과 취업 및 창업에 이어 정주로 이어지는 울산발전 생태계를 만들고, 신라권 신공항은 글로벌 비즈니스 도시로 발돋움할 필수조건이다”며 “친환경 스마트 자동차 연구개발 특화지구 조성과 도심 항공모빌리티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도심권 유휴부지 그린벨트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부울경 특별연합 권한 및 재정의 독립성 확보도 전제조건"이라며 "지방노동청과 지방중소벤처기업청 등 지방특별행정기관의 업무 통합운영, 개발제한구역 관리업무에 관한 국토교통부 권한의 특별연합 이관, 초광역 협력사업 대응기금 신설" 등을 주문했다.
특히 김 시장은 "부울경 특별연합 보다 인근 경주, 포항과의 기존 ‘해오름동맹’ 강화" 필요성을 역설하며 “특별연합의 문제점을 꼼꼼히 살펴, 같은 생활문화권인 경주, 포항과 함께 ‘해오름동맹’이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에 앞서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비용만 낭비하고 실익은 없다”며 '특별연합보다 행정통합'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논의해 보자”는 입장인 반면 울산은 “검토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김 시장은 “울산은 1996년 경남도로부터 독립했고, 광역시가 되면서 도약했다”며 “이제와서 행정통합 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해, 기초자치단체로 '격하'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부산·울산·경남 등은 지난 4월 부울경 특별연합 설치의 근거가 되는 규약안을 채택하고, 행정안전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급물살을 탔고, 7월에는 부·울·경 특별연합 합동추진단이 기본계획 수립, 광역의회 구성, 규약 제정, 광역사무 및 국가이양 사무 발굴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등 내년 1월 정식 출범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출범 이후 치뤄진 지방선거에서 추진에 부정적인 박 지사와 김 시장이 당선되면서 제동이 걸렸고, 아직까지 특별연합 사무소 위치와 특별지방자치단체장 및 의회 구성 등을 위한 절차가 중단되고 있어 시만단체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시도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