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한 좋은 일을 알리고 싶어 한다. 반면에 자신과 관련된 안 좋은 일들은 숨기고 싶어 한다. 이것은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일에 대해서라면 이 생각은 반대로 적용된다. 안 좋은 일들을 알리려고 하고 좋은 일들은 큰 관심이 없다. 뿐만 아니라 좋은 일에 대해서도 꼬투리를 잡아 안 좋은 내용을 파헤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기자는 그런 흑백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좋은 일, 안 좋은 일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파고들어가서 있는 사실 그대로를 알아내야 한다.
그러다보면 좋은 일이 있어서 찾아갔는데 더 알아보니 안 좋은 일이 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물론 대부분은 좋은 일은 좋게 안 좋은 일은 안 좋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에 더 깊게 파고들어 그 실체를 찾아야 한다.
인터넷을 보다보면 ‘기레기’라는 단어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단어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기자답지 않은 기자를 비하하기 위해 기자와 쓰레기를 합쳐서 만든 단어다.
특히 인터넷 상에서 큰 논란이 됐던 ‘240번 버스’와 ‘태연 교통사고’에서 이 단어는 수도 없이 나왔다.
제대로 된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관심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기사를 써서 퍼트린 기자는 ‘기레기’라는 말을 듣기에 충분했다. 사실도 아닌 일 때문에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사실을 생각해 조금 더 신중하게 기사를 쓸 순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일부 기자들의 무분별한 기사 생산으로 인해 정확하고 사실만을 전달하는 기자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 중·고등학생 사이에서는 ‘기자=기레기’라는 편견이 박혀있을 정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지금 시대에서 잘못된 보도를 하게 되면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다.
그렇기에 더욱 정확한 사실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시 된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간에 처음 본 그대로 끝내기 보다는 두 번, 세 번 보고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내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동자승으로 입양해 ‘동자승의 아버지’라고 불리며 매스컴을 탔던 스님이 입양한 동자승을 수년간 성폭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기자들이 욕을 먹었던 많은 일들과 좋은 일인 줄로만 알았지만 충격적인 사실을 감추고 있던 사건들. 이런 일들을 보고 들으면서 기자라는 직업이 쉬운 직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난 사실과 진짜 사실을 구분할 줄 알아야 ‘기레기’가 아닌 진짜 ‘기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시 잡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