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행위 이뤄져도 단속 손 놓아
허가권자 농림부, 양성화 소극적
[가야·양산일보=신정윤 기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소싸움 대회를 도박장으로 운영하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 사행성 도박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해 열리는 소싸움대회가 구경꾼들에 의해 사행성 도박장으로 운영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우권을 발매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하도록 할 권한이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도 양성화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권 발매 허가권자다.
전국에서 우권 발매를 해 소싸움 경기를 하는 곳은 경북 청도군이 유일하다. 청도 소싸움 대회는 상설로 운영되는데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청도군에서 지원금으로 적자를 매우는 실정이다.
청도공영사업공사 관계자는 "우권발매 전상 장비 갖추는데 수십억이 들어간다. 상설로 경기가 열리지 않는 이상 운영비 맞추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청도를 제외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열리는 소싸움 대회가 상설로 열리지 않기 때문에 도박장화 하는 것은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특정기간에 열리는 소싸움 대회에서도 일부 구경꾼들에 의해 도박장으로 운영돼고 있었다. 지난 추석 연휴인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간 '제15회 추석맞이 의령 민속소싸움대회'가 전통농경문화테마파크 민속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날 일부 구경꾼들이 한곳에 50여명 가량 모여 지폐를 세는 모습이 여러군데서 목격됐다. 소싸움에 돈을 걸고 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다.
김홍철 의령군소싸움협회장은 "소 주인들이 돈을 걸고 한다. 전통이다. 돈을 크게 걸고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농림부가 우권 발매 허가를 내주지 않는 이유로 진주시와 소싸움 대회 허가 경쟁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진주투우협회장은 "우리는 민속소싸움이다. 청도는 도박을 위해 경기장을 만들었다. 우리는 도박이 아니라 민속 경기다. 구경만 하면된다"고 말했다.
주무부서인 이진규 의령군 축산진흥담당은 "소싸움 단속 권한은 우리가 없다. 경찰이 신고를 받으면 단속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 담당자는 "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검토하겠다. 민속이라고는 하지만 도박이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론자들은 소싸움대회 개최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소싸움이 동물학대라는 논지를 펴 왔다.
앞서 농림수산식품부는 소싸움 대회를 2008년부터 지자체에서 개최할수 있도록 했고 2011년도에는 청도군에 상설 소싸움경기장이 열려 우권을 발매해 돈을 걸고 소싸움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