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측에 유리하도록 배치·타당성 조사 문구 조작해 여론 조작
도교육청의 조직적 개입 의혹 제기… 실체 규명 고소장 제출
[가야·양산일보〓 신정윤기자] 숨가쁘게 달려온 양산시 고교평준화는 이제 찬성 여부만을 붇는 여론조사를 남겨 두고 있다. 무엇이 그리 급한지 백년대계인 교육제도를 공론과 숙의의 과정도 없이 마치 정해진 수순대로 진행되는 것에 심히 우려와 걱정의 마음으로 양산 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신교육 도시'라는 명성을 얻는 이 시점에, 양산의 지역적 특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추진되는 평준화는 시대착오적인 철 지난 제도이기에 단호히 반대한다. 우리 아이들과 양산 교육발전을 위해 향산 시민들의 현명한 판단과 결정을 믿으며 적극적으로 평준화 반대에 동참해 주리라 확신한다.
이에 앞서 양산시 고교평준화 추진 과정에서 여론 조작과 관권 개입이라는 반민주적인 행태가 벌어져 이에 원천 무효임을 밝히고자 한다.
1. 타당도 조사에서 문구 조작을 통한 여론 조작
양산시 고료평준화에 대한 학부모, 학생, 교원들의 인식을 묻는 타당도 조사는 찬성 여부를 붇는 여론조사의 바탕이 되기에 그 무엇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신뢰성을 얻을 수 있다. 그 신뢰성의 바탕은 여론 조사의 기본인 문항설게와 문구의 엄정성에서 나온다.
앞서 실시한 타당도 조사에서 만족도 문항은 5점 척도로서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만족하지 않는다/그저 그렇다/만족한다/매우 만족한다였다.
그러나 필요성 문항은 4점 척도로 전혀 필요하지 않다/필요하지 않다/다소 필요하다/매우 필요하다였다.
4점 척도의 경우 문항은 상호 대칭이 되는 문구여야 객관적인 응답이 가능한데, '필요하지 않다'에 대해 '필요하다'가 아닌 '다소'라는 문구를 교묘하게 삽입하여 '다소 필요하다'는 문구로 원하는 결과를 얻고자 하였다. 만족도 문항에서는 '만족하지 않는다'/'만족한다'로 대칭성을 유지하였는데 필요성 문항에서 '다소 필요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었는가?
여론조사에서 문구는 여론조사의 핵심이자 생명으로 글자 하나하나가 중요하고 이에 문항 검토를 거치게 된다. 이번에도 조사 용역업체와 도 교육청은 문항 검토를 거쳤다고 한다.
'다소'는 약간의 의미를 갖는 단어로서 타당도 조사 대상자들은 이 단어로 인해 부담감을 갖지 않고 보통이다의 의미를 포함하는 문항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다시 말해 5점 척도에서 '그저 그렇다'는 3분위를 포섭하기 위해 교묘하게 배치한 신의 한 수 였던 것이다.
이로 인해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10.8%)/ 만족하지 않는다(19.6%)/그저그렇다(37.4%)/만족한다(23.7%)/매우 만족한다(8.1%)
전혀 필요하지 않다(9.3%)/필요하지 않다(22.1%)/다소 필요하다(45.4%)/매우 필요하다(22.1%)
만족한다는 31.8%와 불필요하다는 314%가 일치하는 가운데 '그저 그렇다'는 3분위가 모두 필요하다로 옮겨가 필요성에 67.5%가 응답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양산시 타당도 조사 응답자 수는 무려 16,806명으로 이렇게 모두가 한 쪽으로 쏠린 설문조사는 본 적이 없기에 사후 수치 조작의 의혹마저 드는 것이다.
2,705명이 참여한 2017년 거제시 고교평준화 타당도 조사의 경우, 만족한다 47.3% 만족하지 않는다 52.5%였는데 필요성 65.3% 불필요성 34.7%처럼 표본수와 지역적 특성이 다르다 할지라도 여론조사의 특성상 만족도와 필요성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양산시 고교평준화에 대해 공정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현명한 조치가 나올 것을 기대한다. 아울러 양산 시민들을 우롱하고 무시하는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비민주적 형태에 대해 분노하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18년 10월 4일
양산시 고교평준화 반대위원회 위원장 백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