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사회적경제협의회 26일 창립
26일 오후4시 근로자종합복지관 대회의실(4층)에서 양산사회적경제협의회 창립총회가 열린다. 이날 총회는 양산지역의 사회적경제기업(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재활기업․농어촌공동체회사 등)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지역경제와 지역주민의 삶이 상생하는 미래를 위해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토대를 마련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총회를 앞두고서 평산동 사무실에 찾아가보았다.
양산시 협동조합협의회와 양산지역 협동조합 1호인 빌리브유통협동조합 대표이기도 한 이진호(50) 이사장은, 탁자 위의 서류를 살피고 해결해야 할 일들로 몹시 바빠 보였다. 그는 2009년 울산에서 웅상으로 이주해 파리바케트를 운영하면서 이방인의 시선으로 웅상을 찬찬히 돌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조용한 시골이 좋아 웅상으로 들어왔지만 교통과 복지, 문화 등 모든 것이 낙후되고 침체돼 지역민의 권익을 위하는 더불어 사는 삶을 모색했다. 그러다 ‘사회적기업’을 만들려고 공부하는 중에 협동조합을 알게 됐고, 2013년 1월에 빌리브유통협동조합을 탄생시켰다. 처음 7명으로 시작한 조합이 지금은 300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그가 만든 협동조합은 조합원(사업주)과 소비자와 직원이 함께 윈윈하는 지역을 살리는 공동이익협의체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사장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결국 한 가지로 모아진다. 공동체 비전이다.
“혼자만 잘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다 함께 잘살아야지, 자기 혼자만 잘 살려고 남을 짓밟고 일어서야 하는 그런 분위기로 가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는 말을 들려주었다.
‘사회적기업’이란 뭘까.
사전적 의미로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렇다.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고 이를 위해 수익 창출 등 영업 활동을 하는 조직’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일반 기업은 이윤 추구가 목적이지만 사회적 기업은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래서 지역 주민 삶의 질을 높이도록 만들고 더불어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을 말한다. 선진국에서는 벌써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7월부터 노동부 주관으로 시행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조직 형태, 조직 목적, 의사 결정 구조 등이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정한 인증 요건에 부합해야 한다. 사회적기업육성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사회적 기업에는 취약 계층을 30% 이상 고용하는 일자리 제공형과 취약 계층에게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율이 30% 이상인 사회 서비스 제공형이 있다. 두 대가 혼합된 혼합형, 그리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사업하기 때문에 고용 비율이나 사회 서비스 제공 비율을 판단하기 곤란한 기타형이 있다. 한편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으면 정부로부터 경영 컨설팅 지원, 전문 인력 인건비 지원, 교육 지원 등을 받을 수 있고, 법인세와 소득세 50% 감면 등 세제 혜택이 있다. 현재 국내에는 재활용품을 수거해 판매하는 ‘아름다운 가게’, 정신지체장애인이 우리 밀 과자를 생산하는 ‘위캔’, 폐타이어 등 재활용품을 활용해 만든 악기로 소외계층을 위한 공연을 하는 ‘노리단’, 컴퓨터 재활용 기업 ‘컴윈’, 친환경 건물 청소업체 ‘함께 일하는 세상’, 장애인 모자 생산업체 ‘동천모자’ 등이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돼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왜 공부를 하는지, 어릴 때부터 가치 정립이 잘 돼야 한다. 그래야만 그 공부를 사회에 환원해 보탬이 되고, 다 같이 잘 사는 사회가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공해서 자기 혼자만 잘살려는 출세지향의 사람들이 사회에서 사고를 친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제일 똑똑한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고를 많이 치는 집단 아니냐, 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기 때문에 다가오는 6․13선거에 거는 기대는 어떨까? 과연 어떤 후보가 사회적경제협의회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을까. 그 물음에 그는 대답했다. 아직 후보들이 정책발표를 안했으니 알 수 없어 말 할 수는 없고 다만 지자체의 장은 무엇보다 ‘실천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다, 면서 지방선거 전에 우리의 소망을 담은 어젠다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산에 민간인이 주도하는 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창립총회는 사회적기업 (11개), 협동조합 (10), 마을기업(6), 자활기업(3)이 참여하는 큰 행사다. 제일 처음 1호 협동조합을 만들어 성공한 만큼 첫 사회경제협의회도 단단히 뿌리내려 같이 잘 사는 동행의 길로 양산을 선도하리라 본다.
“혼자만 잘 살믄 뭔 소용인겨.”
어느 할아버지의 공익광고 속 울림이 겹치며 잔잔하게 파문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