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연말정산 시즌이다. 월급쟁이들은 각종 서류를 챙기며 한 푼이라도 더 환급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
머릿속으로 ‘13월의 월급’을 그려보며 희비가 교차하는 계절. 가난한 서민에겐 이 소박한 호사가 한파를 녹이는 온기가 된다.
그런데 우울한 얘기가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종교인 과세’가 시행돼 각 종교단체는 소속 종교인들의 소득세를 납부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만도 않다는 지적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종교인은 성직자(목사, 신부, 승려, 교무 그 외 성직자)와 기타 종교 관련 종사자(수녀 및 수사, 전도사 그 외 종교 관련 종사자)로 구분된다.
종교 단체는 종교 보급이나 교화 목적으로 민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 국세기본법에서 법인으로 보는 단체, 부동산등기법상 등기용 등록번호를 부여받은 법인이 아닌 사단과 재단 등 단체다.
소득세가 과세되는 종교인 소득은 종교인이 집행하는 종교 관련 종사자로서 활동과 관련 종교단체로부터 받은 소득이다.
종교인 소득 중 종교와 무관한 활동 소득은 제외되며 다른 종교단체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과세된다.
다른 단체로부터 받은 소득은 소속 종교단체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확정신고를 해야 한다.
종교단체가 신도로부터 받은 금품은 과세대상이 아니지만 종교단체가 종교 의식을 집행하는 소속 종교인에게 지급하는 금품은 과세대상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많이 지적되고 있다. 목사·신부·스님 등의 소득이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직장인에 비해 필요경비 공제 혜택이 훨씬 크다.
국세청의 간이세액표에 따르면 연소득 5000만원인 종교인(4인가구 기준)이 내는 세금(원천징수액 월 5만730원)은 근로소득자의 절반 수준(월 9만9560원)에 그친다.
또 업무추진비(종교활동비)가 과세대상에서 제외됐다. 해당항목이 ‘종교활동에 사용할 목적으로 지급받은 금액 및 물품’으로 규정돼, 비과세 범위에 포함됐다. 매월 지급하는 종교인 급여를 활동비로 회계처리할 경우, 전액 비과세 된다는 얘기다
종교인 과세는 세수 증대가 아닌 ‘조세공평’을 위한 조치이며 ‘조세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조치라는 데는 찬성측이나 반대측이나 이견이 없다.
따라서 관계당국은 ‘조세공평’을 구현한다는 취지에서 더욱 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으로 공평한 잣대가 요구된다. 김태호 기자 k0761@ys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