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노조위원장 역임, 노사갈등 없는 상생 이끌어
자동차부품산업 전반적 하락세, 정부의 역할이 중요
[가야 ·양산일보= 신정윤 기자] 지난 22일 양산 화승R&A 노조위원장실에서 김상읍(59) 위원장을 만났다.
자동차부품 업계의 전반적인 하락세 속에서 미중 무역전쟁, 사드보복 등의 대외적인 환경변화까지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게다가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생산현장이 변화에 몸부림치고 있다. 그는 "회사가 잘 되는 것이 노조가 잘 되는 것이다"며 노사갈등 없이 노동조합을 13년째 이끌고 있다. 최근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놓고 사측과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그는 화승이 지역사회 글로벌 기업의 면모에 맞는 사회 공헌활동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 간단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저는 1960년에 밀양 삼랑진에서 태어났다.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 갔다 와서 취업한 게 동양화공이라는 회사다. 화승 안에 동양화공이라는 회사가 있었다. 83년도 10월 달에 입사했다. 벌써 35년간 몸담았다. 그때만 해도 신발업이 잘됐다. 부산에서 신발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때였다. 동양고무가 화승으로 바뀌었는데 그 안에 한 개 부서가 독립한 것이 동양화공이다. 동양화공에서 주로 했던 게 산업용품 호수, 휀더, 에어호스 등이다. 그걸 하면서 자동차부품을 처음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산업용품 호수가 주력산업이었다. 자동차부품은 2개 라인으로 시작했다. 사업성이 좋다고 판단했다. 공장이 좁고 해서 경영진이 1984년도 10월달에 양산에 공장을 세웠다. 그때부터 자동차 부품을 자꾸 키워왔다. 우리 회사 성장속도도 자동차 산업이 커가는 만큼 성장했다.
▶. 지역사회 공헌활동이 있다면?
근로자 복지 인권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식으로든 지역사회에 봉사해라고 많이 요청하는 편이다. 우리는 문화 활동이나 체육단체, 관에서 시행하는 모든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다. 삽량문화축제, 생활체육회, 장애인복지돕기 등 여러 부분에서 활동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심장병 어린이 돕기 걷기대회를 한다. 현지호 본사 부회장이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부산지회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여파는?
최저임금 올리고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1주일에 16시간이 없어졌다. 최저임금을 올려서 수준 맞추겠다고 하는데 최저임금 올리고 근로시간 줄여버리니까 임금인상을 실제로 못느낀다. "최저임금 올리주면 뭐하노"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근로시간이 줄면서 오히려 저녁이 있는 삶이 어려워 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일반직 사원들은 야근을 못하니까 해야할 일을 주말에 나와서 하는 실정이다. 주말 시간이 빼앗긴다. 생산직 사원은 연장근로 해서라도 더 벌어가고 싶은데 일이 있어도 더 못한다. 이렇게 되면 사원을 더 뽑아야 하는데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속성상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 시한을 못 박다 보니까 결국 달라지는 것은 없고 근로자들의 노동강도만 배로 늘어났다. 10시간에 10개를 생산했다면 20개를 생산해야 할 정도다.
▶ 노조의 최근 이슈는 무엇입니까?
제일 중요한 것은 임금이다.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다 보니까 임금이 평준화 돼 있다. 그렇다면 고용에 더 치중해 달라는 주문이 더 많다. 임금은 사회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복지에 더 치중하고 있다. 임금의 사회성이라고 한다. 임금은 한계가 있으니 복지와 고용안정을 요구하고 있다. 소소한 것이지만 하절기에 냉방기 가동을 충분하게 해달라고 하는 것들, 일시적인 더위 식히는 빙과류나 콩국수 등을 해달라고 한다. 목욕탕, 탈의실 등의 개선도 요구 받는다. 조합원 복지카드를 만들어서 회사가 지원이 된다면 사내가 아니라 사외에서도 문화생활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들이 있다. 노동절 등의 기념일이 1년에 6번 있다. 이날 기념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기념품 들어가는 돈을 모아서 부부간에 영화 보게 한다거나 등산복을 사 입거나 책도 사보고 하도록 복지카드 제공을 희망하고 있다.
▶. 경영진과 갈등은 없나?
저는 경영진을 잘 만났다고 본다. 갈등이나 이런 것은 없다. 노동운동 방법에 투쟁도 있지만 우리는 협력적 노사관계를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투쟁이 없다. 초창기 1989년도에 잠깐 준법투쟁을 한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노사관계가 마찰이 있거나 그렇지는 않다.
▶. 임금수준은 경쟁사에 비해 어떻나?
자동차 부품업에 비하면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중간 수준밖에 안된다. 최저임금이 오르니까 누가 임금이 높고 낮음이 없다. 앞으로 최저임금이 1만원대로 간다. 이제는 임금을 어디에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 쿠쿠에서 주차시설을 부러워하던데.
전부 2백40대를 주차할 수 있다. 통근버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용차가 계속 늘고 있다. 양산공단 전체가 그렇다. 과거에 힘들게 주차를 했다. 주차문제 때문에 상당히 고민을 했다. 주차타워를 3년 전에 건립했다. 숨통이 많이 틔었다. 주차장이 없어서 골목골목마다 엉망이다. 구획별로 시에서 지원을 좀 하더라도 각 기업체를 위한 공영 주차장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셔틀버스 이용하면서 양산 지하철역에다 주차 유도를 했는데 실제는 그것이 잘 안이뤄진다. 공단에 가보면 거의 엉망이다.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 양산 지역 공단이 노후화 돼 리모델링을 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주차장 확보나 언제든지 조합원들이 접근하기 쉬운 체육시설이나, 문화센터 이런 것들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특히 어린이집을 만들어서 영유아를 가진 젊은 부부들이 안심하고 맞기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별사업장에 지어라 하면 어렵다. 양산공단 전체 어린이집을 만들어서 기업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운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넥센타이어는 사원아파트 안에다가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했다. 화승은 경영진에서 직장어린이집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마땅한 부지를 찾기도 어렵다. 그래서 개별기업에 부담을 주지 말고 공단 전체로 하면 된다. 화승 근로자 40%가 부산사람이다. 아이들을 여기까지 데리고 와서 맡기지 못할 것이다. 60%를 위해 해야 되는데 그게 맞는지 모르겠다.
▶. 한국노총 전국고무산업노동조합연맹에 속해 있던데
넥센타이어, 화승, 한국타이어, 동일벨트 등 14개 기업이 소속돼 있다. 화승은 제가 직책은 없지만 전국 고무산업 연맹에 협조는 어떤 노동조합보다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참고로 금호타이어는 민주노총에 소속돼 있다.
▶. 인원 채용은 어떻나?
전국적인 화두다. 원청업체인 자동차 산업이 어떻느냐에 따라 들쭉날쭉하다. 자동차가 작년 상반기부터 내리막을 타고 있다. 계속 내리막이다. 설비를 더 투자해야 고용이 일어난다. 설비를 투자할 만한 여유가 없다. 채용은 자연퇴사 이외에는 더 늘리기는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정년이 있으니까 잘 안나간다. 대졸 공채 일반직사원들은 작년부터 많이 채용이 둔화됐다. 설비가 늘어나지 않으니까 그렇다. 중국 사드 때문에 자동차 부품이 상당히 어려워졌다. 미중이 무역전쟁을 하고 있다. 자동차 관세를 물리겠다고 한다. 중국에서 잃은 것도 큰데 미국에서 이렇게 하니까 여기서 나가는 수출에 대해 세금이 그만큼 부과되니까 글로벌 손익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부분들이 해결이 어려워 우리 회사도 경영이 쉽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을 잘 하길 바란다.
▶. 노조위원장을 13년째 하고 있는데
위원장 임기는 3년이다. 작년에 규약을 바꿨다. 매년 선출을 하다보니까 노조 일을 알려고 하니까 바뀌어 버린다. 발전이 없더라. 그래서 임기를 늘렸다. 대의원들도 임기 2년을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대의원은 17명이다.
▶. 마무리 발언 해주신다면
첫째는 고용이 유지가 잘 돼서 고용에 신경 안 썼으면 좋겠다. 임금은 사실 분배의 원칙보다는 오히려 사회성을 더 강요를 해서 전체적으로 뒤처지지 않는다면 보편타당한 합리적 원칙으로 간다고 생각한다. 회사가 좀 더 잘돼야 한다. 고용이 유지되면서 임금도 조금씩 개선시켜 나걸 것이고 제일 큰 바람은 회사가 잘되는 것이다. 위원장이 부족한데도 저를 믿고 따라주니까 여기까지 올수 있었다. 만족할 만한 결과는 한번도 없었을 것이다. 모나지 않고 조합원들과 함께 하다보니까 그렇다. 부족한데도 믿고 따라준 조합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