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산실 되는 젊음의 거리 꿈꿔요”…김승권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장을 만나다
“스타 산실 되는 젊음의 거리 꿈꿔요”…김승권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장을 만나다
  • 권환흠 기자
  • 승인 2018.11.12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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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젊음의 거리 버스킹 대회, 성공적 개최
30개 팀 참가…양산 젊은이들 끼 선보여
김 "젊은이들, 판 깔아주면 알아서 뛰어놀아"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3일 젊음의 거리 양산역 광장에서 열린 제1회 버스킹 대회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3일 젊음의 거리 양산역 광장에서 열린 제1회 버스킹 대회

"젊음의 거리는 늘 시끌벅적 해야죠. 젊은이들 목소리가 커야 사회도 발전합니다."

지난 3일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회(위원장 김승권)가 야심차게 준비한 제1회 젊음의 거리 버스킹 경연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승권 위원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쳐 있었다.

"처음에는 걱정 많이 했죠. 대회 준비 열심히 했는데 막상 참가팀이 별로 없으면 어쩌나 하고요."
그냥 동아리팀을 선정해 공연 형식으로 진행할까 고민까지 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김 위원장의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30팀이나 참가하는 바람에 오히려 대회 시간에 맞춰 출전팀을 줄여야 했다.

"대회를 보면서 눈물이 다 날 것 같더라고요. 양산에 이렇게 끼 많은 젊은이들이 많은데 발휘할 기회가 없었구나 싶어서요."
1천여 명이 몰려든 이날 버스킹 대회에 출전한 18개 팀은 1시간 30분 동안 자신들이 가진 끼와 열정을 방출하며 젊음의 거리 광장을 뜨겁게 달궜다. 대부분 10대 학생과 20대 청년들이다. 앳된 아이들도 눈에 띄었다. 김일권 양산시장과 표병호 경남도의원, 정석자·김혜림·박미혜·정숙남·최선호 등 양산시의원들도 대거 참석해 큰 관심을 표명했다. 젊음의 거리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회에서도 많은 준비를 했다. 사회자를 섭외하고 무대기자재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양산시의 지원금보다 위원회 지출이 몇 배는 더 많을 정도였다. 젊은이들이 마음껏 뛰어놓을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한 것이다.

덕분에 무대 공연은 기대 이상의 퀄리티를 보였다. 특히 대상을 수상한 강현서 양을 비롯해 몇몇 출전팀은 양산에서만 보기 아까울 정도로 훌륭했다고 극찬한 김 위원장은 "그동안 양산이 젊은 도시라고 큰소리 쳤지만, 정작 젊은이들을 소외시켜 온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들었어요. 인구만 늘었지 누릴 만한 문화는 늘어난 것이 없어요"라며 앞으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매년 버스킹 대회를 준비할 것을 다짐했다.

 

제1회 버스킹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김승권 젊음의 거리 위원장(가운데)과 위원들이 김일권 양산시장과 대회 수상자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1회 버스킹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김승권 젊음의 거리 위원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과 위원들이 김일권 양산시장과 대회 수상자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젊음의 거리 계획 지지부진…지역상인들 직접 나서
대부분 청년상인…"젊은 세대가 살아야 우리도 산다"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회는 갈수록 활기를 잃어가는 지역상권을 살리자는 현실적 고민에서 출발했다. 현재 1,200여 점포에 2천여 종사자가 이곳에 터전을 잡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특히, 젊음의 거리에 있는 대부분의 점포는 소상공인, 청년창업 지원을 받아 빚을 내며 입점한 20~30대 청년상인들이 운영한다고 한다.

"상권이 생기기 시작한 2002년부터 지금까지 이곳 종사자들이 아마 양산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냈을 텐데 그에 비해 돌아온 것이 없었어요. 그나마 얻어낸 것이 보행자 전용도로라고 하는 이 젊음의 거리였죠."

하지만 처음에는 시행착오 투성이였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예산이 정확히 어디에 쓰였는지 모른 채, 결국 한 거라곤 도로 포장이 다였어요. 그마저도 바닥을 높게 하는 바람에 비가 오면 상가로 물이 다들어가 다시 공사하는 등 난항이었죠"면서 "공연을 할 수 있게끔 바닥에 전기선을 깔아준다든가 해야 하는데 그냥 바닥만 깔고 많이 안타까웠어요"라고 회상했다.

젊음의 거리를 채울 콘텐츠도 마땅치 않았다. 지난해부터 시에서 버스킹 공연을 지원하기 시작했지만, 공연을 위한 앰프나 스피커 같은 무대 기자재 대여비에 비해 공연지원비는 턱없이 낮았고, 전기 사용도 여의치 않았다. 그나마 이마트 광장 쪽은 가끔 공연이 열리고 있었지만 양산역 광장 쪽에서도 공연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결국 기껏 조성한 젊음의 거리가 이대로 유명무실해 지지 않도록 지역 상인과 건물주 등 30여 명이 모여서 지난 6월에 발족한 단체가 젊음의 거리 운영위원회다. 젊은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젊은 상인들도 살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다. 현재는 임원진 15명, 자문위원 30명에 회원수도 1백여 명에 이른다. 적어도 젊음의 거리에서 버스킹 공연을 보고 시끄럽다고 할 상인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히려 대회가 끝나고 잘하셨다고 감사하다고 격려의 전화가 많이 왔어요. 이 분들도 자기 상점 상품권을 협찬하면서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젊음의 거리 현수막을 보고 공연하게 해달라는 연락도 계속 와요."

 

버스킹 대회 통해 젊음의 거리 희망 발견
시와 보조 맞춰 새로운 젊음의 거리로 도약

이번 버스킹 대회를 통해 젊음의 거리가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위원회의 발걸음도 더욱 바빠질 예정이다. 먼저 지금까지 지역 상인들이 요구해온 가로등 설치와 젊음의 거리 간판을 해결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20년이 되도록 한 번도 가로등을 교체한 적이 없어요. 증산신도시는 생긴 지 얼마 안돼 밤에도 저렇게 밝은데 이곳은 밤이 되면 너무 어둡워요"며 가로등 교체를 요구했다. 또한 명색이 젊음의 거리면서 이를 표시할 제대로 된 간판 하나 없다는 것도 지역상인들의 불만이다. 

또한, 젊음의 거리답게 포토존, 뮤직존과 같은 특색 있는 구조물을 설치해 줄 것을 시에 요구하고 있다. 양산시에서 맡아온 버스킹 공연과 지원금 관리도 위원회가 맡아 공연자들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공연을 펼칠 수 있도록 힘쓸 계획도 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에 젊음의 거리에 있는 2개 광장의 이름이 시민 응모를 통해 '샵(#)광장'과 '스타(☆)광장'으로 결정됨에 따라 샵(#) 모양과 별(☆) 모양의 LED구조물을 광장 천정에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매번 회의 때면 다른 지자체 젊음의 거리를 벤치마킹 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와요."

젊음의 거리에서 희망을 찾은 김 위원장은 "젊음의 거리가 양산의 젊은이들이 자랑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곳이 젊은이들의 문화로 늘 시끌벅적 해진다면 나중에 스타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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