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기실적지수 46 그쳐, 2분기 전망지수 ‘61’,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
[가야일보=신동열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부산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제조 기업 대부분이 현 상황을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수준에 버금가거나 이보다 더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는 18일 지역 주요 제조기업 310 개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19 영향 및 애로’와 ‘2분기 제조업 경기전망’ 조사결과를 동시에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조사기업의 59.0%가 코로나19로 피해를 호소했고, 이들 기업 중 절반은 1분기 매출 감소로 직접적인 애로를 겪을 전망이다. 실제 매출 감소를 우려한 기업 중 70%에 육박하는 67.3%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3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15.4%는 30% 이상 큰 폭의 감소로 직격탄을 맞을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10% 미만의 소폭 감소를 예상한 기업은 17.3%에 불과했다.
지역 제조업들이 현재 겪고 있는 가장 큰 애로도 매출 감소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애로를 물은 결과, 내수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가 30.7%로 가장 많았다. 최근 방역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기업들도 마스크 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는 가운데 방역물품 부족으로 인한 애로도 17.2%로 2순위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는 중국산 부자재 조달 어려움(15.8%), 수출 감소(11.8%), 입국금지에 따른 비즈니스 차질(7.3%), 자금 경색(7.3%), 물류통관 문제(6.8%), 중국내 공장 운영 중단(3.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영향을 과거의 위기 상황과 비교한 결과, 메르스나 사스, 금융위기보다는 훨씬 심각하고 외환위기와 비교해서도 버금가거나 그 이상으로도 보고 있을 정도로 기업의 불안감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기업의 60.5%가 현 상황을 외환위기 수준과 ‘유사하다’고 했으며, 29.8%는 오히려 피해가 더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제조업의 고용과 투자도 당초 계획보다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조사기업 중 37.0%가 금년 고용계획을 줄이겠다고 응답했으며, 투자 역시 37.4%의 기업이 축소 계획을 밝혔다.
코로나19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제활력을 회복하기 위해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전체 응답업체의 43%가 금융과 세제 분야의 직접 지원을 꼽았으며, 다음으로는 각종 기업 조사 유예(18.1%), 해외 비즈니스에 필요한 외교적 노력(16.7%), 내수․관광 회복을 위한 인센티브(14.0%), 규제개혁(6.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코로나19의 영향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부산 제조업의 체감경기를 가늠하는 경기전망지수도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분기 부산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61’을 기록해 1분기 ‘83’에 비해 무려 22p나 급락했다. 1분기 실적지수 역시 ‘46’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32p나 떨어졌다.
업종별로도 음식료품(47), 섬유(33), 의복(25), 화학․고무(74), 1차금속(62), 자동차부품(45), 조선기자재(87) 등 모든 조사 업종의 전망지수가 기준치 100을 크게 하회해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제조업 전반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보인다.
부산상의 관계자는“이번 조사가 제조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영향이 예상외로 심각하게 나타났고, 소비 산업의 피해가 더 크고 광범위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체감경기는 이보다 훨씬 나쁘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조기에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이 살아나야 하는 만큼 피해기업 구제와 설비투자 촉진을 목표로 하는 과감한 금융과 세제지원과 함께 지원 대상의 범위도 큰 폭으로 확대하는 등 정부가 추경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