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공직선거 때마다 지방공무원의 인권과 노동권을 말살하며 일방적으로 추진된 부당한 선거사무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며 지난한 투쟁을 전개해왔다.
본래 공직선거 투개표사무 종사자는 관련 법령에 의해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학교·은행·공기업 직원, 공정하고 중립적인 시민 등으로 위촉하도록 되어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는 15일 경남선관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관위는 선거업무의 효율성과 모집 편의를 이유로 법령을 무시하고 선거사무종사자의 상당수를 지방공무원으로 강제 충원했다"며 "특히 투표사무원은 선거 당일 최소 14시간 이상의 노동에 시달리고도 최저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시급 6천원의 수당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공노 경남본부는 "11만 지방공무원 선거사무 부동의 선언 정당하다. 선관위는 법적 근거 없는 기초단체공무원 강제할당과 동원을 즉각 중단하라"며 "14시간 노동에 시급 6천원 웬 말이냐, 정부와 선관위는 노동착취 중단하고 근로기준법에 준하는 수당을 지급하라, 코로나19 확진자 및 격리자 투표권 보장에 따른 투표사무종사자의 안전과 처우에 대한 후속대책을 철저히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법원은 공직선거 선거사무종사자 위촉은 “공권력을 행사한 강제적 행정처분이 아니라 선관위와 투개표사무를 희망하는 자가 서로 대등한 지위에서 의사가 합치되어 성립한 일종의 근로계약에 해당된다”고 판결했다.
전공노는 "선관위는 이 사실을 외면하고 기초자치단체에 요청하면 지방공무원들이 마치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공적업무인 것처럼 호도하여, 휴일에 쥐꼬리만큼의 수당을 주고 강제노동을 시킨 것"이라고 반발했다.
공무원노조는 선관위의 횡포에 분노하며 지난해 11월 “부당한 선거사무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자율적 의사로 참여하게 되어있는 투개표사무 거부”를 선언하고, ‘선거사무 종사자 위촉 방식 등 부동의서’ 서명운동을 추진, 한 달 만에 11만 374명의 동의를 받아 해당 자치단체와 선관위에 전달했다. 또한, 엄동설한에도 굴하지 않고 전국 곳곳에서 선거사무제도 개선을 촉구하며 1인 시위 등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공무원노조의 요구에 “고충을 이해하고 개선하겠다”는 말만 할 뿐 제도개선의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전공노는 "오랜 관행이 주는 유혹에 사로잡혀 기초단체공무원의 강제할당과 동원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기획재정부가 수당 인상에 반대한다는 핑계를 내세워 노동을 착취하는 악덕사용자가 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공노는 "대선이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와 선관위는 더는 힘없는 지방공무원을 볼모로 사욕을 채우려는 전근대적 구태행정을 당장 멈추고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무원노조는 "지금이라도 정부와 선관위가 선거사무종사자의 위촉과 처우에 대해 인권과 노동의 가치를 존중한 합당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거듭 촉구하며, 이를 거부하여 만약 대통령선거 투표사무가 파행에 이른다면 그 책임은 오롯이 정부와 선관위에 있다"고 주장했다.전공노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의 투표권 보장과 함께 별도 투표사무를 담당할 종사자의 안전과 처우, 보상 등 제반 후속조치를 빈틈없이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선관위의 거짓과 기만에 의해 인권과 노동권을 유린당했던 부당한 선거사무제도를 반드시 바로잡기 위해, 선거사무 거부에 참여한 11만 명의 조합원과 굳게 단결하여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싸워 나갈 것"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