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단체들이 "이기대 난개발을 조장하는 개발계획을 청회하라"고 시청과 남구청에 촉구했다.
남구 이기대공원 입구인 용호동에 아이에스동서㈜가 최고 31층 아파트단지 건립을 추진하면서 수려한 경관으로 갈맷길 등 걷기코스 등으로 유명한 이기대 일대가 훼손될 우려가 높다는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역 건설사업을 심의하는 부산시청과 남구청이 이 아파트 건립 사업 심의에서 건설사가 제시한 용적률을 그대로 통과시켜 특혜 논란까지 더해지자 환경관련 단체들이 대거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부산환경운동연합 등이 참여하는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20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기대 개발계획 통과를 규탄하고, 이를 반려하라고 요구했다.
개발 예정 부지는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최대 용적률 200%를 적용받는 대신 ‘지구단위계획 구역’이 되면 용적률은 최대 250%까지 늘릴 수 있다. 하지만 건설사는 향후 해당 부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구역’ 지정을 예상한 듯 지난 2월 당시 용적률 249.99%로 사업 계획을 냈다는 것이다.
이를 바로잡아야 할 남구청이 지구단위계획 구역 지정을 받지 않은 시점에 ‘의제 처리’를 가정해 시청에 심의를 올렸고, 시청도 역시 아직 결정되지 않은 구역 지정을 기정사실화하듯 그대로 심의를 통과시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지자체들이 개발지역을 ‘발전’이란 명분으로 건설사들의 대규모 건설계획이 난무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아이에스동서와 이기대공원의 상황”이라며 “이기대공원은 약 4~5년전 ‘공원 일몰제’ 시행으로 인해 당시 주민과 시민사회, 시도 협력해 700억을 들여 사유지 매입 등 공원보존에 함께 노력한 바 있는데, 그곳에 고층아파트 건립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환경회의이성근 공동대표도 “이번 고층아파트 개발 시도는 여러 문제가 있다. 입지, 절차와 과정, 경관과 생태의 문제가 있다. 아이에스동서가 이기대에 해상케이블카를 만들려는 시도가 실패하자 고층아파트를 지으려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며 "이쯤 되면 관에서 입장 표명을 해야 함에도 남구청은 부산시를 탓하고, 시는 계속 침묵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질타했다.
시민운동단체연대는 “일반적으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려면 ‘주민의견 청취’ ‘도시계획위와 건축위 심의’ ‘고시’ ‘일반열람’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의제처리는 이를 모두 생략하고 사업계획이 승인·고시된 경우, 지구단위계획도 결정·고시된 것으로 본다”며 “통상 산업단지, 택지개발지구, 재정비촉진구역 등을 지정·고시할 때 의제처리라 하는데, 이기대공원 입구 부지가 어떤 기준으로 이번에 의제 처리됐는지 의문이다. 이를 승인하는 것은 생태와 미래보다 사업자의 이해에 충실한 결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해당 심의는 정상적인 관련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해 절차상 하자는 없다"며 "다만 위치가 이기대 입구와 인접하다는 위치적 특별성으로 의혹 제기가 되고 있지만 여기는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서 도시계획상 아파트가 가능한 지역이다. 건설사가 제시한 항목의 적정성을 검토한 것이 시의 심의였다. 계획 적정성 최종 판단은 인허가권이 있는 남구청 몫”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기대공원 입구 고층아파트 건축 사업은 남구청의 사업계획 승인 절차만 남겨둔 상황이다.
시민운동단체연대는 “당연히 남구청은 이 계획 승인을 반려해야 한다”며 “그러나 남구가 보이는 모습은 이기대공원의 난개발을 막기엔 턱 없이 부족해 보인다. 남구는 무엇이 부산과 남구의 가치를 드높이는 일인지 판단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