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터널 유료화' 논란, 부산시ㆍ의회ㆍ전문가 찬반 갈려
'백양터널 유료화' 논란, 부산시ㆍ의회ㆍ전문가 찬반 갈려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4.08.19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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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숙 시의원 "시민 86.4% 무료화 요구... 여론 반영 안된 결정 강력 반대"
시 "무료화하면 통행량 늘어 주민 피해, 병목현상 개선 위해 새터널 필요"

부산시가 백양터널 통행료를 계속 받겠다는 입장을 내자, 시의회를 중심으로 강력한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시는 "도로 유지 관리 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통행료를 계속 받아야 한다"고 강조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진구 당감동과 사상구 모라동을 연결하는 백양터널은 수정터널과 함께 부산항 북항와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등과 연결하는 관문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한 이 도로는 오는 2025년 시로 관리권이 넘어온다.

부산시가 16일 오후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연 "백양터널 향후 운영방안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에 들어가고 있다.(사진=양삼운 기자)

시는 도로 관리와 함께 통행료를 받지 않을 경우 교통량이 늘어나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보다 낮은 금액의 통행료 징수가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의회는 16일 오후 대회의실에서 ‘백양터널 향후 운영방안 전문가 토론회’를 열어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토론회에서 배영숙(부산진구4, 국민의힘) 시의원은 ‘백양터널 유료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력 표명했다.

86.4% 시민 무료화 요구 

부산연구원(BDI)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4%가 백양터널의 무료화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시의 백양터널 유료화 추진은 시민과 지역사회의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내린 정책 결정이며, 공론화 과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시민에게 경제적 부담 전가와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유료화 기간 연장 

부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료도로를 가진 도시로 "부산의 지형적 여건과 교통난 해결을 위해 민자도로를 건설한 것은 부득이한 선택이라 할 수 있지만,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공공기관(부산시)이 민자도로의 유료 운영기간이 만료된 터널의 통행료를 징수한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시가 16일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연 "백양터널 향후 운영방안 전문가 토론회'에서 김재운(부산진구3, 국민의힘) 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양삼운 기자)

더구나 "부산시가 주장하는 유료화에 대한 논리인 '무료화 시 교통량 증가에 따른 혼잡', 백양터널 재정지원금(940억원) 회수, 백양터널 유지 개선사업비로 활용하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부산시가 시민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시가 제시하는 백양터널 유료화 논리는 시민들을 설득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신규 터널보다 기존 도로 개선 우선해야

아울러 "백양터널의 유료화는 현 백양터널의 혼잡 개선을 위해 신백양터널을 건설하겠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한 것이지만, 하루 7만5천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백양터널은 병목현상에 의한 정체뿐 아니라, 도심부 접속지점에서 교차로 용량을 초과해 발생하는 정체도 혼재된 곳으로, 도심부 접속도로의 도로여건 개선이 선결되지 않는다면 도심외곽의 교통정체를 도심부로 끌고 오는 역효과도 있음을 지적했다.

배 의원은 "유료화 정책 추진은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향후 수정터널 등 유료도로 운영기간 종료 시 선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시가 원점에서 다시 한번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시는 "통행료를 없애면 교통혼잡이 우려되고, 도로 병목 현상 해소를 위해 신백양터널 건설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경실련 등 시민사회 측은 "무료화 추진과 신백양터널 계획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보다 앞서 부산진구의회는 "유료화 결정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제출하고, 인근 주민들이 '무료화 추진' 현수막을 다는 등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가 16일 오후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연 "백양터널 향후 운영방안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대거 참석해 시민들의 높은 관심도를 확인시켰다.(사진=양삼운 기자)

하지만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박광현 시 건설행정과장은 “현재 하루 평균 7만5000대가 통행하는 백양터널을 무료화(11만5000대)하는 것보다 유료화(9만5000대)할 때 통행량이 16% 감소한다"며 "요금을 없애면 소음, 미세먼지 등 주민 피해가 커질 것이다. 병목 현상과 혼잡도 완화를 위해 3차로 추가 증설(신백양터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회계법인 김성완 통행료심의위원은 “만덕~센텀 대심도 개통과 신항 이전 등으로 백양터널 이용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며 “통행량이 많다는 이유로 유료화를 추진하고, 향후 이용자가 적어져 신백양터널 요금을 올리거나 과도한 재정지원이 이뤄지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명확한 교통량 분석 근거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민간사업자가 873억원 들여 지은 백양터널에 시는 25년 동안 940억원의 재정지원금을 지급했다. 25년 동안 통행료 수익까지 더하면 민간사업자는 막대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라며 “시는 신백양터널 개통까지 재정지원금 940억원을 통행료 수익으로 회수한다는 계획인데, 이를 왜 시민의 돈으로 다시 메워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되물었다.

주민들은 “경사지고 굴곡 심한 관문대로 정체구간에서 분기별로 발생하는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 배후도로가 생겼으면 좋겠다”, “병목현상 해소를 위해 옆에 터널을 뚫기보다, 교통수요 자체를 분산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배영숙 시의원은 “시가 민간 운영기간이 만료된 터널의 통행료를 징수하겠다는 근거는 시민에게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시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백양터널을 무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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