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사회가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해 "시대를 역행한다"며 강력 비판하고 "공정한 절차와 프로세스를 수립해 새로운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과 울산기후위기비상행동은 세종에서 개최중인 제11차 전력기본수급계획 공청회와 관련해 26일 오전 10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제11차 전기본에 관한 울산시민사회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서 모두 발언은 한기양 울산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가 맡았으며, 회견문은 이창숙 울산어린이책시민연대 지회장, 김미영 울산여성의전화 대표, 이현숙 울산횐경운동연합 이사가 낭독했다.
울산 시민사회는 "현재 전국의 모든 탈핵.기후활동가들이 세종에서 진행되는 11차 전기본 공청회에 참석중이며, 울산에서도 탈핵ㆍ기후 활동가가 전기본 공청회 참석을 위해 새벽부터 길을 나섰다"고 밝혔다.
한기양 공동대표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정부는 11차 전기본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 및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 나아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달려가야 하는데, 정부의 11차 전기본은 시대를 역행하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계획안은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SMR(소형원자로) 건설 추진 및 12기의 노후핵발전소를 수명연장해 정부의 핵 폭주 정책을 따라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장하지만 11차 전기본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지난 정부의 계획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무조건 핵발전소 발전비중을 높이는 것은 재검토해야 하고, 전면 폐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현 정부가 현재 고준위 핵폐기물 임시저장과 관련해 아무런 해답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회견문에서 "울산시민사회가 우려하는 지점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핵발전소를 추가건설하고, 수명연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인근지역에 노후 핵발전소 10기가 존재하는 울산시민의 안전에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11차 전기본 실무안에서 제시한 수요전망치 자체도 구체적인 근거없이 산정된 결과이며, 엉터리 수요전망에 따른 뒷감당은 국민의 몫이 될 것이라며, 뻥튀기된 전력수요 전망은 핵발전과 화력발전의 유지 및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그 중에서 핵발전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것은 원전관계자를 위해 국민, 주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행위로, 반복되어서는 안되고 지속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울산시민사회는 "정부의 11차 전기본을 전면 폐기하고, 시민사회와 이해당사자가 투명하게 참여할 수 있는 공정한 절차와 프로세스를 수립하여 새로운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해줄 것"을 요구하며 회견을 마무리했다.
울산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도중에 11차 전기본 공청회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공청회에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참석한 탈핵ㆍ기후 활동가 17명을 공청회가 진행되기 전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시민사회는 "2024년에도 이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울산의 탈핵ㆍ기후활동가들은 윤석열 정부의 이같은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사건을 지켜보고 대응할 예정"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