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민의 삶을 다루는 각종 시책들이 한 해의 성과를 평가받고 갈무리할 시점에 들어섰다. 이 때 예산 운용에 있어 예산의 투명성과 효율성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양산시의 예산 집행 상황을 보면 실망스런 부분이 많다. 일단 챙겨놓고 보자는 식으로 편성해놓고 쓰지 못한 예산이 수두룩해서 하다. 기준도 원칙도 없는 예산운용이란 비판이 나올 만하다.
양산시의회 이상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일 열린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확보부터 하고 보자는 ‘묻지마 식’ 예산 편성이 도를 넘어섰다”면서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의원과 양산시에 따르면 양산시의 2017년도 예산 중 집행되지 않고 2018년도로 이월된 예산은 1463억 원이다. 이는 2015년도 548억 원, 2016년도 562억 원보다 2.6배가량 많다. 더욱이 2016년 10월 내습한 태풍 ‘차바’로 입은 피해 복구를 위해 대규모 국비가 지원됐던 2017년도 이월액인 1027억 원보다도 많다.
이월된 사업의 금액을 들여다 보면 웅상센트럴파크 조성 사업비 94억9700만 원 중 94억1400만 원, 신기복합문화타운 건립 사업비 37억5000만 원 중 37억4600만 원, 상북 소석도시계획도로 사업비 47억7300만 원 중 46억8200만 원이 대표적이다. 동면 체육공원 조성사업의 시설비 13억3100만 원 등 30여 건은 단 한 푼의 지출 없이 전액 이월됐다.
특히 물금가촌 및 상북 소석도시계획 도로, 경동스마트 대승2차 도시계획 도로 건설 등 일부 사업은 2017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미 반영된 상태에서 예산이 편성돼 상당액이 이월까지 되는 등 시의회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이월예산이 많다는 것은 다른 필요한 사업에 쓸 수도 있었던 것을 사용하지 못해 예산 운용의 부적절성을 나타낼 뿐 아니라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 등 많은 문제점을 초래한다.
또 그만큼 상당수 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 여건 속에서 예산운용의 효율성마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물론 집행기관이 그렇게 해야만 될 부득이한 사정도 있을 것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보상과 국비조달 지연, 정부 투·융자 심사 등이 늦어지면서 부득이하게 예산 집행이 제때 안 된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산시는 예산운영의 적절성은 양산시민의 복지와 직결돼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것이다.
따라서 관계당국은 사전에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면밀한 검토 후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함으로서 양산시민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만전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