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40여개 여성단체들이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통해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와 함께, 여가부 폐지 방침 등 성평등 민주주의 후퇴를 규탄"했다.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산여성의전화 등 40여개 여성단체는 23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성평등민주주의 후퇴 규탄"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여성단체들은 "이태원에서 158명이 압사당한 참사는 첫 신고와 현장의 잇따른 '경고와 요청'에 단 한 번이라도 국가의 응답이 제때 이뤄졌다면 막을 수 있었던 참사였다"며 "10월 29일 윤석열 정부와 당국의 무책임한 대응과정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애도는 분노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상담소 김지영 소장과 부산여성엄마진보당 윤서영 위원장의 모부발언에 이어 발표한 시국선언에서 여성단체들은 "참사 이후 한 달이 되어가는 현 시점에도 잘못을 상대 쪽에 돌리며 자신들의 책임은 축소, 면피하기에 급급하다"며 "과연 참사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국가의 존재 이유와 책무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여성단체들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는 것은 성평등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일"이라며 "수십 년간 여성운동의 결실로 탄생된 여성인권과 성평등 관련 법률, 정책들은 다른 부처나 부서들로 파편화되어 연결되지 못하고 후순위로 밀리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들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고 재난과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지켜내야 할 본연의 의무를 방기했을때 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는지 이번 참사를 통해 여실히 목격했다"며 "성평등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는 정부ㆍ여당의 무능과 무책임함에 분노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와 책임규명"을 요구하고 "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 유가족과 협의한 온전한 추모" 등을 촉구했으며, 60여명이 참여한 유가족협의회를 구성해 공동대응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