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장의 올해 부산 시정은 2030세계박람회 유치를 향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책사업인 박람회 유치 활동에 개최도시 수장으로서 당연히 앞장서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광역 종합행정을 넘어서는 국제적인 업무들이 더해지면서 시정에 상당한 과부하가 실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가 상당한 지원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인 부산광역시가 현지 실사를 두달여 앞둔 시점에 정부의 적극적인 검토가 우선돼야 하고, 보다 많은 조직과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은 실정이다.
실제로 상당수 고위 관계자들이 피로를 호소할 정도로 부산 시정은 국제적으로 내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시장이 2박4일 일정으로 유럽을 다녀올 정도로 시정은 속도전에 돌입한지 오래이다.
지난달 이성권 경제부시장이 국회의 예산안 통과가 임박하고, 연말 행사가 이어지는 시점에 2주일간 병가를 다녀올 정도로 시정은 혹독한 근무여건으로 겨우 버티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시의회와 언론 등에서의 거듭된 정무라인 보강 제안에도 박 시장은 검토 중이라는 신중한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2년전 보궐선거 당선 즉시 취임한 박 시장이 곧바로 임명한 정무특보에서 경제부시장까지 맡으면서, 정무 기능까지 맡기다 보니 4급 상당 정무보좌관들을 추가 임용해 투입했다. 하지만 안성민 의장을 비롯한 시의회에서 상당한 불만을 드러낼 정도로 보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아졌다.
구의원과 시의원, 구청장을 역임한 송숙희(1급 상당) 여성특보와 시의원 출신 전진영(3급 상당) 정무기획보좌관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절대 다수인 시의회에서 거듭 요구하고 있는 상황은 되짚어볼 지점이라는 지적이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정무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서는 1급 상당의 정무특보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람회 유치와 가덕신공항 조기개항 등 국정과제와 부산의 명운을 가를 중 사업들을 성사시키도록 박 시장을 보좌하고, 국회와 시의회, 시민단체, 언론 등 주요 부문들과 소통해야 할 부산시의 정무라인은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전임 오거돈 시정에서 일부 정무라인들이 전횡을 일삼아 기소되는 등 파장을 우려하는 박 시장의 염려도 이해는 되지만, 대한민국 피란수도이자 해양특별시를 지향하는 국제관광도시 부산의 지휘부는 보다 더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 기획관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할 것이라는 제안이 설득력이 높아 보인다.
고위급 영입이 여의치 않다면 홍보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전 보좌관을 개방형 대변인으로 역할을 조정하고, 박경은 정책수석과 같은 2급 상당이나 3급 상당의 정무보좌관을 임명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제안도 있다. 일반직 여성 부이사관인 나윤빈 대변인이 정무적인 분야를 포함한 시정 홍보 등에 어려움이 많으므로 행정업무로 복귀시키는 것이 낫다는 분석이 나온 지 오래이다.
4급 상당 보좌관들이 정무 기능 수행에 한계를 느낀다면 국회와 시의회 등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3급 상당 이상으로 승진시키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데만 그칠 것이 아니라 좌고우면한다는 날 선 비판은 물리치더라도, 적어도 "외화내빈 시정"이라며 원로들이 시청 앞에 나와 마이크를 잡아야 부시장을 만날 수 있고, 환경단체의 성명에 "박형준 시장은 건설회사의 고위직 영업사원이냐"는 놀라운 제목이 붙을 정도로 시민사회 등과의 소통에서도 문제가 드러나는데도 정무 기능에 문제가 없다는 자세는 올바르지 않다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올해 업무보고를 마무리하면서 “민선 8기 시정은 많은 변화와 성과를 만드는 중"이라며 "글로벌 허브도시로의 더 빠른 도약을 위해 열의와 창의성을 갖고 행정의 속도를 높여달라”고 강도 높게 주문했다. 일반직 공직자들의 자연스런 동기부여를 위해서라도 정무와 홍보 기능 등 시정 기획 및 관리 부문에 대한 재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구라파의 새로운 바람이 설날 연휴를 거치며 어떤 모습으로 시정에 반영될 지 주목되고 있다. 박 시장을 비롯한 부산시 내ㆍ외 공직자들의 건승을 기원드린다. 독자 여러분도 설날 복 많이 받으시고,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기를 기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