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실련이 31일 "부울경특별연합 규약 폐지안을 부결하라"고 부산시의회에 촉구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오후 부산광역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울경특별연합 규약 폐지의 근거는 무엇인가?"라며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이 부울경특별연합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반문했다.
최근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부울경특별연합 규약안 폐지에 반대하는 토론회를 열기도 한 부산경실련은 "부산시의회가 부울경특별연합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한번이라도 했는가?"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한 부산경실련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부울경특별연합 규약 폐지 동의안 시의회 상임위 안건 상정에 대한 입장
부산시의회는 ‘부울경특별연합 규약 폐지 규약안’을 부결시켜라!
오는 2월 2일 ‘부울경특별연합 규약 폐지 규약안’이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에 상정되었다. 작년 12월 당시 보류되었던 안건이 자동 상정이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부산시의회는 규약안 폐지를 부결시켜야 한다.
부울경특별연합은 수도권 초집중에 대비해 국가의 균형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 마련된 초광역 협력체제이다. 수도권 일극체제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둡다는 아주 현실적 고민에서 출발한 메가시티 전략이다.
지난해 4월 행안부장관으로부터 규약 승인을 받아 설치되었던 부울경특별연합이 현재 규약 폐지 상황에 직면했다. 울산과 경남은 작년 12월 각각 의회에서 부울경특별연합 규약 폐지가 결정되었고 부산은 현재 규약 폐지안이 의회에 상정된 상태다.
부울경특별연합 규약을 폐지할 아무런 근거와 명분이 없다. 부울경특별연합 규약 폐지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도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미흡하고 합의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 추진을 위해서는 부울경특별연합이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특별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주장이다. 부울경특별연합 규약 존치와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의 출범은 별개의 사안이다. 그럼에도 이 둘을 연계시키는 것은 어떻게든 부울경특별연합을 해체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다. 경제동맹은 경제동맹대로 추진하면 될 일이다. 부울경특별연합 규약을 그대로 둔다고 부울경이 불이익을 당하는 것도 없고 경제동맹이 추진이 안되는 것도 아니다. 부울경특별연합 규약이 존재한다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 문제는 모 국회의원이 행정안전부에 질의한 답변에서도 명확히 드러나고 있으므로, 부울경이 협의조정해서 규약 개정 합의안을 도출한다면, 규약도 존치시키고 경제동맹도 추진해 나가는 윈윈 전략 마련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오히려 지금은 수사에 지나지 않고 실체가 없는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을 어떻게 진행 시킬 것인가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과연 현 정부와 행안부로부터 초광역 경제동맹에 대한 법적 지위와 행·재정적 지원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가능하더라도 상당한 시일과 준비가 필요하다. 그사이 어떤 정치적 환경 변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굳이 부울경특별연합 규약을 폐지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부산시의회가 부울경특별연합 규약 폐지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인가?
부산시의회에 묻고자 한다.
우선 부울경특별연합 규약 폐지의 근거는 무엇인가?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이 부울경특별연합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가?
그리고 부산시의회가 부울경특별연합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한번이라도 했는가?
부산시의회는 부울경특별연합 설치 이후 가장 먼저 했어야 할 일이 바로 ‘특별연합의회’ 구성의 필요조건인 의원을 간선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부산시의회는 특별연합의회 설치를 비롯해 특별연합 관련한 논의를 한번도 제대로 진행한 적이 없다. 부산시의회가 스스로 책임을 방기한 것이다. 그리고 작년 12월 이 안건에 대해 면밀한 검토와 다양한 의견 수렴을 이유로 시의회에서 보류 결정하였다. 과연 시의회가 보류 결정 이후 충분한 검토를 위해 공청회 등 시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과정을 거쳤는지 묻고 싶다. 만약 이번 시의회 회기에서 이 안건을 통과시킨다면 보류 결정은 단순 시간 끌기이고 책임회피에 불과 했던 것이다. 의회 스스로 무능함을 보여주는 것이고 주민의 대표 기관임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 아니다.
부산시의회는 무엇이 대한민국과 부울경을 위한 길인지 심사 숙고 해야한다. 행안부와 부산시의 특별연합 규약 폐지 추진은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고, 행안부도 특별연합 규약 존치와 경제동맹은 별개라고 얘기하고 있다. 부산시의회는 눈치 볼 이유 전혀 없고, 부산시 행정이 잘못하면 의회가 제대로 잡아 주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지 않은가.
9대 시의회 개원 이후 지금까지 부울경특별연합 건에 대해 입을 다문 채 눈치만 봐 왔던 부산시의회가 부산시의 거수기 역할을 할 것인지 아니면 이번 특별연합 건을 계기로 강력한 견제와 균형적 역할을 할 것인지 의회 스스로 신중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
2023년 1월 31일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