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망양로 주민들 "고도제한 조속 해제" 강력 촉구
부산 동구 망양로 주민들 "고도제한 조속 해제" 강력 촉구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4.10.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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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생활여건 개선 못해 일상생활 불편 고통, 재산권 침해 심각" 호소
시의회 강철호, 최도석, 송상조 위원장, 동구의회 '한마음'...시 간부들 '곤혹'

부산 동구 주민들이 "망양로 고도 제한 해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7일 오후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주민들의 재산권 회복과 생활 개선을 위한 호소” 기자회견을 열어 "망양로 고도제한 해제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동구의회도 동참했으며, 시의원들도 참석해 주민들의 회견에 힘을 실었다. 회견 전후 이뤄진 간담회에 참석한 시청  담당자들은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부산 동구 망양로 일대 주민들이 7일 오후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0년간 이어진 고도제한은 부당하다"며 "조속한 전면해제"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양삼운 기자)

망양로 일대 주민들은 "수십 년간 부당한 고도제한으로 인해 큰 불편과 고통을 겪어왔다"며 "이로 인해 우리의 재산권은 심각하게 침해되고, 일상 생활에 많은 제약을 받고, 고통받고 있다"며 고도제한 해제를 강력 요구했다.

부산시는 1972년 망양로 일대를 고도지구로 지정해 건축물의 높이를 제한하고 있다. 당시의 도시계획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며,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는 극히 제한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우리가 소유하는 토지와 건물은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에 따라 생활여건은 개선되지 못한 채 침체되어 근 50년 동안 이 제한 속에서 어떠한 발전도 이룰 수 없었다"며 "다른 지역들이 발전을 거듭하며 생활환경이 개선되는 것을 바라보는 동안, 우리는 규제에 묶여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지속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북항 및 각종 재개발 지역의 초고층 건물로 인해 조망권은 이미 훼손되었고, 더 이상 의미없는 고도제한으로 인해 주거환경 개선이 어려워 주변 지역과의 개발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는 지난달 25일 갑작스런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지역의 고도제한 완화를 발표했으나, 이는 전체 고도지구 중 약 4%에 불과한 90m 구간만 해당돼 주민들의 기대와 현실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불소통 행정을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부산 동구 망양로 일대 주민들이 7일 오후 기자회견에 앞서 시의회 강철호 운영위원장실에서 시청 국장과 과장 등 담당자들에게 "부당한 고도제한 전면해제 등에 대한 소통부족" 등을 질타하고 있다.(사진=양삼운 기자)

주민들은 "동구의 발전을 바라며,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십년의 시간을 견디어 왔으나, 현재의 고도제한은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더 넓은 공간과 생활 편의성을 요구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증축이나 재건축은 고도제한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여전히 1970년대에 머물러 있는 환경 속에서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이런 고도제한은 개인 재산의 가치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의 활성화도 방해하고 있다"며 "건물의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지역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막혀 있다"고 성토했다. 이는 동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이며, 더 나아가 부산
전체의 균형잡힌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을 부산시는 직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망양로 일대의 고도제한을 즉각 해제하라"며 "50년 동안 유지되어 온 고도제한은 더 이상 시대에 맞지 않고, 주민생활을 가로막는 시대착오적 규제"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규제를 즉시 철폐하고, 주민들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개발을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이다. 아울러 "도시경관 유지를 위해 개발을 제한하는 소극적 정책에서 벗어나, 경사지 또는 구릉지에 적합한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유도해 도시경관을 확보하고 원도심 활성화에 이바지하도록 적극적인 도시관리방안을 제시하라"고 주문했다.

둘째, "시는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과 적극 대화하라"며 "시가 주민들과 소통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대화 채널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고도지구 지정 외에 산복도로 일대의 도시경관을 유지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은 없는지, 더 나아가 고도제한으로 침해받고 있는 주민들의 재산권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방치하지 말고 주민들과 함께 모색하라는 것이다.

주민들은 "단지 우리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고도제한은 지역의 발전을 막는 족쇄이며, 시대에 뒤떨어진 규제가 명백하며, 이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동구와 부산시 전체의 미래와 관련된 중요한 사안"이라고 역설했다. 동구 망양로 주민들은 "시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때까지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시민과 언론인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부산 동구 망양로 일대 주민들이 7일 오후 시의회 기자회견 후에도 강철호 운영위원장실에서 간담회를 이어가며 "수십년간 지속해온 고도제한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소통 부족" 등을 질타하며 "조속한 전면해제"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양삼운 기자)

이날 동구 망양로 일대 주민들의 회견 전후로 강철호(동구1) 시의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시청 담당자들과 장시간 심도깊은 간담회를 열었다. 이로 인해 오후 2시로 예정했던 회견이 20여분 늦게 시작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 속에 회견 후에도 상당 시간 대화를 이어갔다.

한때 주민들의 거센 항의성 발언들이 이어지며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강 위원장과 인근 서구의 최도석(서구2) 해양도시안전위원장, 송상조(서구1, 이상 국민의힘) 행정문화위원장을 비롯해 임원섭 시 도시공간계획국장 등이 배석해 분위기를 잡은 덕분에 담당과장 등과의 대화가 비교적 원만하게 마무리됐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고도제한 해제에 대한 의견차이가 큰 만큼 추가적인 논의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30여명의 주민들이 비가 흩뿌리는 궂은 날씨에도 시의회까지 나와 회견에 나서기 전에 주민설명회에 이은 후속 조치들이 신속하고 공개적으로 시행됐어야 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날 회견문을 낭독하는 등 적극 나선 강 위원장은 '시청과의 소통과정 등'에 대한 가야일보의 질문에 "담당 부서에서 주민들과 좀 더 협의하고, 논의과정을 제대로 전달해 공감대를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정책방향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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