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일보=박미영 기자] 부산시청 앞에서 42일간 천막농성을 벌여온 장애인들이 오거돈 시장의 공감과 지원 약속을 받고 농성을 풀었다.
오거돈 부산광역시장은 29일 오전 시청 앞 '420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차연, 4월20일 장애인의 날) 천막농성장을 방문해 장애인들의 요구사항에 대한 부산시 계획을 밝혔다. 이에 장차연은 이날 오후 농성을 해제키로 전격 결정했다.
장차연은 지난달 18일부터 시민광장 앞에서 장애인 차별철폐와 권리보장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을 42일째 이어왔으며, 이날 오 시장이 현장을 방문해 변경택 공동대표, 이흥호 집행위원장 등과 주요 쟁점 요구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여러분 의견에 120% 적극 공감한다. 시장은 여러분의 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며 “이제 천막을 걷고, 집에서 따뜻한 식사 하셨으면 좋겠다. 연례행사처럼 이어지는 이런 힘든 농성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부산시가 철저히 책임지겠다”는 격려와 다짐을 전했다.
이에 장차연 측은 “합의한 내용을 끝까지 지키고 앞으로도 우리 의견을 경청해달라”고 말했다. 면담이 끝난 후 장차연은 천막농성장을 전격 철거하고, 농성을 해제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산시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장차연과 15차례 이상의 실무협의회를 진행해왔다. 10개 분야 44개 정책 요구안에 대해 관련 부서가 적극 검토했으며 장·단기 과제를 나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장차연 측 주요 요구안은 ▲장애인 탈시설 5개년 계획 수립 ▲두리발 요금 인하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계획 수립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대상자 40시간 추가 지원 등이다.
시는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고자 하는 장애인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장애인 탈시설 5개년 계획수립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전환지원센터를 설치해 전체 시설 이용자에 대한 심층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탈시설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장애인들의 탈시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두리발 요금 인하 요구에 대해 시는 2020년 안에 다른 특별ㆍ광역시 수준과 비교해 요금인하를 적극 검토하기로 하고, 현재 128대인 두리발 차량도 2022년까지 231대로 증차해 장애인의 이동편의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최중증 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시는 대상자 선정기준 등 관련 지원 계획을 12월 중으로 수립하고,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한 대상자를 선정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함께 논의된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대상자 40시간 추가지원은 보건복지부 지침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 지침 미 개정 시에는 시비로 추가 지원할 수 있도록 예산확보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또한 시는 인권침해가 밝혀진 시설에는 수사결과에 따라 강력히 행정처분하고,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데에 전 부서가 인식을 같이해 앞으로 장애인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