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과 민생이 걸린 만큼 위기극복 위해 야당도 함께 해 달라” 초당적 협력 호소
[가야일보 서울지사=양창석 기자] 집권여당인 민주당 영남권 대표 정치인인 김두관·김부겸·김영춘 세 국회의원은 12일 우한폐렴(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민생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범정부적 민생대책 수립을 강력 촉구했다.
김두관·김부겸·김영춘 국회의원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선거보다 민생”이라며 “영남지방의 현장에서 활동해 보면, 중앙정부와 관료사회가 느끼는 것보다 민생의 피해가 훨씬 심각하다”며 국가 차원의 특단의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최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함에 따라 대형 행사들이 취소되고, 소비심리마저 얼어붙어 전통시장은 물론 소상공인 등 서민들의 생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진 정치인들이 지혜를 모으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영남지역에는 ‘중국산 자동차 부품 공급의 차질로 현대기아차 생산라인이 모두 멈춰섰고, 하청업체들도 조업을 중단하면서 지역경제에 심각한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김두관·김부겸·김영춘 의원은 진단했다.
김두관·김부겸·김영춘 의원은 “정부의 철저한 방역과 우수한 의료진의 헌신 덕분에 사망자는 나오고 있지 않다”면서도 “이면에는 서민, 청년, 노인들의 생계가 무너져 내리고 있어 국가와 정치가 나서서 무엇이라도 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대책으로 민주당내 민생피해 파악과 정부협의를 위한 ‘코로나 바이러스 민생대책 특위’를 조속히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특위 설치와 함께 ▲긴급 당정협의 개최를 통한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책 수립 ▲특위와 당정협의를 통해 추경 편성 검토 등도 제안했다.
‘감염병’의 경우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및 「국가재정법」 제89조에 따라 추경편성이 가능한 사회재난으로 법적 근거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메르스 사태 당시 ‘법적요건이 미비’했음에도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의 협력으로 추경을 편성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초당적 협력도 호소했다.
김두관·김부겸·김영춘 의원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하고 추경안이 마련되는 대로 조속히 임시국회를 열어 여야 합의로 추경안을 통과시키자”며 “20대 국회의 대미를 상생의 정치로 장식해 줄 것을 여야 의원들에게 간곡히 호소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언론에도 “여야 갈등을 부각하기보다 여야 간 협력을 촉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한 김두관 의원은 최근 경남 양산을 선거구 출마를 선언하고, 부산진갑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여당 PK지역을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구경북지역 여권의 총선을 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범정부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민생대책’을 수립합시다
- 당내 특위 설치, 강력한 정부 종합대책, 추경 편성 제안 -
국회의원 김두관, 김부겸, 김영춘
2020년 2월 12일(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민생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범정부적 민생대책의 수립을 건의합니다.
저희가 이렇게 함께 의견을 내게 된 것은, 지금 민생경제 상황이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영남 지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회의원입니다. 지금 지역경제는 안 그래도 어렵습니다. 설상가상, 골목을 누비며 시민을 만나 뵌 결과 저희가 느낀 지역경제의 심각성은 중앙정부와 관료사회가 느끼는 것과 크게 달랐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명함을 건네도, ‘지금 사람들이 다 죽게 생겼는데 선거가 다 무슨 소용이냐’는 차가운 답이 돌아옵니다.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습니다.
저희가 보아도 그 말씀이 맞습니다. 거리에 사람이 없고, 식당은 텅텅 비어 있습니다. 쇼핑몰에도, 극장에도, 전통시장에도 인적이 드물 정도입니다. 작년에 새로 문을 연 식당이며 가게는 아직 자리를 잡기 전이라 당장 임대료도 못 낼 지경입니다. 손님이 없으니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크게 줄었습니다. 졸업식이 취소되면서 1년 농사를 망친 화훼업계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실로 심각합니다. 실제 국내외 주요연구기관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속속 하향 수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과 방역대책을 무시할 수도, 사람이 많은 곳에 가기를 꺼리는 국민을 탓할 수도 없습니다. 정부의 철저한 방역과 우수한 의료진의 헌신 덕분에 아직 사망자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외출을 자제하고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소상공인과, 비정규직·일용직·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서민, 청년, 노인들의 생계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가 중소상인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가와 정치가 나서서 이분들을 위해 무엇이라도 도와드려야 합니다.
저희는 우선 당에 ‘코로나 바이러스 민생대책특위’를 설치할 것을 제안합니다. 중앙정부나 고위 공직자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국민의 민생을 현장에서 느끼고, 문제를 해결할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정당의 존재 이유입니다. 지금 당은, 당장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민생은 선거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위’ 설치에 이어 범정부적 민생대책 수립을 위한 긴급 당정협의를 열어야 합니다. 현재 위기에 처한 것은 소상공인만이 아닙니다. 중국산 부품 공급의 차질로 지금 현대기아자동차 생산 라인이 모두 멈춰서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수많은 하청업체들이 모두 조업을 중단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광역지방정부들이 수백억 원씩 긴급경영자금 지원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종합 대책이 절실합니다.
추경 또한 검토해야 합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는 11조 6천억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는 법적 요건이 미비했으나, 지금은 명확히 존재합니다. 감염병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3조에 사회재난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 ‘국가재정법’ 89조에는 사회재난으로 인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추경편성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당내 특위와 긴급당정협의를 통해 시급히 논의에 들어가야 합니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선거가 다가오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핑계로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는 말씀 또한 기억합니다. 굶주린 제자들이 안식일에 이삭을 줍는 것을 보고, 예수가 하신 말씀입니다.
야당에게 호소드립니다. 여당이 민생대책 수립의 공을 가져갈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2015년 메르스 추경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야당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보여주었습니다.
민생에는 여야가 없습니다. 국민의 안위를 돌볼 책무가 여당에 따로, 야당에 따로 있지 않습니다. 함께 합시다.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하고, 추경안이 마련되는 대로 조속히 임시국회를 열어 여야 합의로 추경안을 통과시킵시다. 정치가 그래도 국민을 버리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줍시다.
20대 국회의 대미를 상생의 정치로 장식해주실 것을 여야 동료 의원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언론에도 부탁드립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민생대책을 놓고, 여야의 갈등을 부각하기보다 여야 간의 협력을 촉구해 주십시오. 피해를 보고 있는 국민을 먼저 돌아보아 주십시오. 그리하여 이 어려운 국면을 우리 모두 함께 이겨 나갑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