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찰 자행 이명박정부 핵심=박형준 보고사실 확인...시민앞에 직접해명" 압박
[가야일보=신동열 기자] 박인영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에 대해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사과하고 해명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구속 수감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취임 초기부터 국가정보원을 통해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는 물론 시민단체와 정치권, 특히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까지 광범위하게 사찰을 자행한 사실이 국정원이 국회에 보고한 문건으로 확인된데 따른 이번 사찰파문은 재보궐선거를 50여일 앞둔 시점에서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인영 부산광역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15일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개최한 긴급기자회견에서 가야일보의 질문에 "부산시민과 함께 엄중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며 "불법사찰 진상규명과 함께,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적시된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해명"을 강력 촉구했다.
아울러 박인영 예비후보는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인한 어려움때문에 시민들의 인식 속에 아직 보궐선거에 대한 생각이 많이 없으신 것 같다"며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조금씩이라도 상승세를 타고 있고, 박인영의 경쟁력을 시민들에게 잘 알려나간다면 거품은 꺼질 것이다. 언론에 만들어진 이미지 실체는 시민들이 정확하게 모르고 있는 점이 많으므로, 명백히 시민들에게 알려나갈 생각"이라고 밝혀 지지율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인영 예비후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저지른 민간인 및 국회의원 등에 대한 광범위한 불법사찰 진행 정황이 정보공개를 통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2009년 12월 26일 이명박 정부 민정수석실은 국정원에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신상자료 관리 협조 요청을 한 사실이 적시된 자료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다"고 지적했다.
박인영 예비후보는 "이 자료에 따르면 “VIP 통치보좌는 물론 대정부 협조관계 구축 및 견제 차원에서 여야 국회의원에 대한 신상자료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민감한 사안인데다 민정수석실 직원들이 '관련자료들을 수시 축적·업데이트 시키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국정원에서) 보안유지하 국회의원 전원에 대한 신상자료를 관리해 주기를 요청'했다고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런 과정을 통해 국회의원 299명 전원을 비롯해서 언론인, 연예인 등 최소 900여명의 사찰 자료가 국정원에 보관돼 있다는 것이다.
박인영 예비후보는 "한때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나 정치의 꿈을 가진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두 대씩 가지고 다녔던 시절이 있었다. 중요한 면담은 야외에서 했던 때가 바로 그 시절"이라며 "4대강 사업을 비판한 시민단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사찰을 당하고, 노무현 대통령 추도사를 한 것도 죄가 되는 시절이었다. 한 인간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행위까지 감시하던 시대였다. 코미디 프로그램까지 광고를 끊어 통제하던 이명박 독재정부는 국가정보원을 개인의 사설 경호원처럼 사용했다"고 회상했다.
박인영 후보는 "민주주의가 덜 익은 시대의 불행했던 과거라고 치부하고 덮어주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지나갈 일이 아니다. 불법사찰 피해자가 여전히 고통받고 있고, 그 명예가 회복되지 못했다. 또 불법사찰을 지시하고, 정치적 이득을 챙긴 사람들이 여전히 이 사회의 지도층으로 남아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부를 향해 민주주의와 국민의 기본권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명박 정권 당시 민간인 및 정치권 사찰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한 박인영 후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데 관여한 사람은 전원 기소하여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국민주권을 훼손한 죄인을 처벌하지 않으면 반드시 반복되는 것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인영 후보는 "반민주 시대의 추악한 권력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 세력이 있다. 그저 선거 시기 화젯거리 정도로 폄하하고, 무시할 것을 주장하는 세력이 있다"며 "야당 국민의힘은 자신들의 과거 세력이 저지른 반민주주의 범죄에 대해 정치적 보복이라는 프레임 장난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방해하려고 한다"고 규탄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정권 최고 실세였던 국민의힘 박형준 예비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이용할 목적으로 꺼내든 정치공세용 카드'라고 주장했다"고 비판한 박인영 후보는 "민주주의의 문제는 정치의 유·불리를 따질 사안이어서는 안된다. 발견 즉시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며 "대공관련 범죄혐의가 없는 국민에 대한 국정원의 사찰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누구를, 누구를 위해, 왜 사찰했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인영 후보는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는 사찰자료는 개인정보와 관련한 것은 제외하더라도, 소상히 공개되고 평가되어야 한다. 역사가 기억하게 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저질러진 국민사찰 사건은 공수처 1호 수사대상 범죄가 되어야 한다. 민주주의 및 헌정 질서 파괴, 주권 유린은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가장 엄하게 다스려야 하는 범죄이다. ▲이명박 정부 하 국정원의 국민 사찰 범죄와 더불어 사찰정보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도 수사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이고 더 휘하에서 그 정보를 통해 민주주의 유린에 동조하고 그 정치적 이익을 공유한 범죄자들을 끝까지 찾아내, 처벌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광범위하게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불법 사찰 자료에 대해 박형준 예비후보가 입장을 밝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주문했다.
청와대가 보관하던 검찰과 경찰, 국세청의 자료도 국정원에 보낸 것으로 전해진만큼, 이는 조직적으로 관리되었음을 증명하는 것이고, 이를 당시 정무수석이 모를 리 없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라는 주장이다.
박인영 후보는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공범"이라며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었던 박형준 예비후보는 국정원 불법사찰에 대해 부산시민께 본인 관여 여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은 물론 정치적 책임도 즉각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박인영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 집권 시기는 권력형 범죄와 민주주의를 유린한 시대로 기억돼야 한다"며 "이명박 정권은 자신을 비판하면 누구를 막론하고 밥줄을 끊었던 잔인한 정권이었다"고 성토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 공작과 음해를 비롯해서 대통령 가족에 대한 사찰 내용도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박인영 후보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치발전을 위해 국민의힘이 국정원 국민사찰에 성실히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며 "저 박인영은 선거 시기에 구애받지 않고 이명박 정부시절 자행한 불법 사찰과 그 이용에 대해 진상의 전모가 모두 드러나고 명백한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싸워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김영춘 예비후보도 지난 10일 논평에서 "박형준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을 가급적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박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 핵심측근이었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며 "정권차원의 대대적인 사찰을 'MB키즈'로 불렸던 박 후보가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없다. 국정원 핑계만 대지 말고 이명박 정권의 사찰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국민들 앞에 사죄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고 성토했다.
사찰파동에 대해 박형준 후보는 "전혀 아는 사실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박 후보 측은 "문재인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비정상적인 폭로를 하고 있다. 선거공작적인 주장에 대해 시민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인영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경선과정에서의 도덕성 논란에 이어 불법사찰 파동까지 더해진 박형준 예비후보를 겨냥한 비판대열에 앞장서며 받는 주목이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