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안전중심의 교통정책에 대한 대전환이 된 5030 속도 제한이 시작되었다. 일반도로 차량 속도는 시속 60㎞에서 50㎞ 이하로 속도를 낮춘다는 것이다. 전체 이면도로도 30㎞로 제한하는 제도가 도입되었다.
'안전속도 5030'은 교통사고 발생이 높은 지역에 최고제한 속도를 낮추는 정책으로 경남도에서도 4/17일부터 도입시행 되었다. 경남도내 전체 간선도로의 최고제한 속도가 ‘안전속도 5030’ 정책에 따라 시속 10㎞가 줄어든 시속 50㎞로 제한된다. 이면도로(생활도로)도 지금까지는 스쿨존 등만 시속 30㎞로 정해져 있을 뿐 특별한 규정이 없었지만 이번에 전역이 30㎞ 이내로 제한된다.
사람·안전중심의 교통정책이 첫 발을 내 디딘 것에 대한 불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을 최우선으로 두었다는 반길 일이다.
경찰청에서 전국 68개 시범 운영 구간을 대상으로 시행 전과 후 교통사고 감소 효과를 분석한 결과, 전제 사고건수는 13.3%, 사망자 수는 6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으로 차량 속도를 시속 10㎞ 감속하면 사망사고는 30% 이상, 제동 거리는 25% 이상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속도의 차이는 작아도 안전의 차이는 크다.
현재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이미 20여 년 전부터 안전 문제를 이유로 도심부의 지역 제한속도를 50㎞로 규제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제한속도 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시속 60㎞일 때는 교통사고 중상률이 85%에 이른 반면, 50㎞에는 55%, 30㎞에는 15% 정도에 그친 것으로 보고돼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실제로 제한속도를 낮춘 뒤 67%, 덴마크 24%, 헝가리 18.2%의 교통 사망사고율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경찰청은 교통사고 사망자 중 35%가 보행자이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약 2배로 최하위권이라고 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에 따르면 차량이 보행자를 충격할 때 시속 60㎞시 보행자 중상비율은 92.6%지만 50㎞ 때는 72.7%, 30㎞면 16.4%로 줄어든다.
경찰청은 각종 데이터를 축적한 결과, 서울을 비롯한 광역시에서 2020년 말 제한속도를 하향해 3개월 정도 시행해 온 결과, 2021년 1분기 보행 사망자가 2020년 1분기 보다 약 31%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운행 속도만 10km 줄였을 뿐인데 보행 사망자가 30% 줄었다는 것은 놀라운 변화다.
일부에서는 시행 초기인 만큼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세금을 걷어 가기 위한 것이라며 폐지를 요청하는 국민청원도 올라온 상태다. 모든 정책에 100% 찬성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제도의 효율성이 높다면 보완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각종 데이터를 보더라도 이 제도는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시행할 필요가 충분한 값어치가 있다.
세금을 물리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하는데, 5년 정도 준비해 왔고 단속에 대해선 운전자들이 속도에 적응하도록 유예 기간까지 두었다. 정부는 2019년 4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한 후 2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4/17일부터 이 제도를 전국에서 전면 시행하고 있다.
경찰청은 4월 17일부터 시행된 '안전속도 5030'에 대해 한 달 동안 효과를 분석한 결과, 특별시·광역시에서 교통사고 사망자가 27.2% 감소하였고,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7% 감소했다고 5월 27일 밝혔다. 통행속도는 평균 시속 1㎞ 감소에 그쳤다.
특히 같은 기간 무인 단속 장비는 지난해보다 20.1% 늘었지만, 과속단속 건수는 오히려 6.5% 줄었다. 그동간 시속 60~70㎞에 익숙해 있던 운전 습관을 한 번에 고쳐야 하는 것이니 당분간 불편해도 보행자·운전자 안전을 보장하는 안전장치라는 의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