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서버 트래픽‧모바일앱 시스템 용량 관리‧추계 못한 새 운영대행사" 질타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이 주말동안 불통돼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4일 부산시와 시민단체, 이용자들에 따르면 동백전은 최근 새 운영대행사인 ‘부산은행 컨소시엄(부산은행‧KIS정보통신)’이 운영을 맡은 직후부터 81시간 동안 대부분의 기능이 먹통이 되면서 주말동안 시민들이 문의도 못하고, 앱설치도 제대로 안되는 등 혼선을 빚었다.
동백전은 이날 오전 9시, 81시간 만에 개통했다. 당초 개통 예정일이었던 지난 1일 오후 2시보다 67시간 늦어져 4월 첫 주말과 휴일, 93만 가입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며 항의가 잇따랐다.
시민단체인 부산경남미래정책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부산시는 새 운영대행사가 서버 트래픽 관리조차 못해 계약일시인 1일 14시보다 67시간 늦어진 개통에 대한 용역비 삭감‧손해배상을 포함해 ‘계약 해지’까지 불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래정책이 공개한 부산시가 지난 1월 공고한 ‘지역화폐 운영대행 용역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계약상대자의 불성실로 인한 손해 발생시 부산시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부산시는 계약상 업무 미이행에 의한 계약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 등의 사유로 계약해지 시 운영대행사가 법적 이의제기를 할 수 없도록 했다.
동백전을 2년 이상 운영하며 축적‧형성된 패턴에 따르면 매월 1일은 이용자들이 금액 충전을 위해 접속이 가장 많은 날이다. 새 운영대행사는 개통 3시간 만에 중단하고 시스템 용량 4배 증설‧결제 승인 처리 프로그램 성능 개선작업을 4일 9시까지 거듭하다가 재개통했다.
미래정책은 “새 운영대행사가 93만 가입자 중 최대 접속자 수 추계와 이에 맞는 모바일 앱 시스템 용량 자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금융기관은 비대면 플랫폼 확장을 진행하여 IT분야 최첨단 기술이 축적되었음에도 ‘서버 트래픽 관리’조차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미래정책은 “부산은행은 지역화폐 플랫폼 운영 경험이 없어 전자금융기업이자 지역화폐 운영대행을 하는 ‘KIS정보통신’과 컨소시엄한 것”이라며 “KIS정보통신이 있음에도 서버 트래픽 관리조차 못해 81시간 공백을 초래한 건 우연일 수 없다”고 질타했다.
KIS정보통신은 현재 전북 전주시, 경북 상주시, 경북 군위군의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을 운영대행하고 있으며, VAN(가맹점-카드사 간 신용카드 결제대행)‧PG(전자 결제‧정산) 서비스와 모바일 결제솔루션(KIS Pay)을 운영 중이다.
미래정책은 “부산시민은 부산은행이 밝힌 지역환원 수익금(운영대행 용역비의 40%, 2022년 기준 36.4억 중 15.4억)이 서버 트래픽 관리 불능과 모바일 앱 시스템 용량 과소설정으로 만든 것이 아닌지 검증해야 한다”며 시의회가 나서 독립된 외부 회계기관에 운영대행 용역 수익금 산정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정책이 공개한 부산시의 용역 공고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추진일정에 운영대행기간 시작 1개월 전에 플랫폼(모바일 앱 등), 발행‧결제‧조회서비스 구축을 완료해야 한다.
부산시 책임도 지적되고 있다. 미래정책은 “새 운영대행사가 서버 트래픽 관리와 모바일 앱 시스템 용량 구축조차 부실하게 했음에도 동백전 모바일 앱이 먹통이 된 81시간 동안 관리‧감독권을 행사해야 할 부산시는 사실상 보이지 않아 방관만 했다”고 지적했다.
미래정책은 “부산시가 부산은행이 코나아이로부터 자료이관을 운영대행 용역 시행일 1월 0시에서야 이관받고, 서버 트래픽‧모바일 앱 시스템 용량이 한참 과소추계 한 사실을 시가 인지하지 못했다면 무능행정의 표본”이라며 “박형준 시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시민 사과 및 재발방지 로드맵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각종 언론 보도와 부산은행 안내사항에 따르면 1일 0시부터 이전 사업자 코나아이로부터 자료를 이관받아 1일 오후 2시에 새 모바일 앱으로 개통한다고 밝힌 것 자체가 부산시 공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