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ㆍ시장 보선ㆍ대선 패배, 지선 참패... 전대까지 갈등 불가피
민주당 부산시당이 잇따른 선거 패배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은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시장과 구청장, 시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최대의 성과를 내 상당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20년 4월 총선거에서 국회의원 6석이 3석으로 반토막 난 직후, 오거돈 시장이 성추행으로 인해 갑자기 사임하면서 이상기류가 감돌았다. 1년후 실시한 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경선을 거쳐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공천했지만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에게 거의 '더블 스코어'로 참패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1년여 기간에도 재정비를 마무리하지 못한 어정쩡한 상태에서 실시한 3.9 대통령 선거에서도 0.73%의 근소한 차이였지만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패배하자 지방선거 후보들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급부상했다. 예상대로 지방선거 개표 결과는 민주당에 참담한 성적이었다.
변성완 전 시장 권한대행이 추대돼 나선 6.1시장선거는 1년여 전보다 더 격차가 벌어지면서 두달여 전 대선 득표율에도 미치지 못했다. 11곳을 차지했던 구청장 선거를 포함한 기초단체장 16곳은 물론, 시의원 지역구 42곳 모두에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는 기초의원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석패가 속출했다. 4년전 지역구도로 되돌아 갔다는 자조섞인 반응도 이어졌다.
지방선거 이후 3주차에 접어드는 20일 현재 부산의 민주당 안팎은 한마디로 '내홍을 더해 가는 중'이라고 관측된다. 각종 책임론과 쇄신론이 분출하면서, 오는 8월 28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헌, 당규 개정과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통한 지역위원회 재편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기섭 시의원은 지난주 "박재호 부산시당 위원장님께서 위원장직을 사퇴해야만 하는 이유를 다섯가지로 정리했다"며 시당 쇄신론을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노 의원은 "첫째, 대선과 지선의 패배에 대한 책임이다. 시당위원장으로서 대선 패배 후 사퇴를 하셨어야 된다고 본다"며 "둘째, 선거를 앞두고 이광재 (국회)의원과의 골프회동" 등을 비판했다.
이어 노 의원은 "셋째, 경선이라는 형식을 빌려 최측근을 9대 부산시의회 비례대표 2번으로 당선시킨 것"이라며 "지선을 앞두고 외연확장을 막은 것이다. 한국노총 부산본부는 실질적인 지지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넷째, 수도권의 김민석 의원이 산업은행 부산이전 반대를 이야기할 때, 부산시당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부산의 관점이 부재했다"며 "다섯째, 민감한 사항이지만, 구경민 시의원의 음주운전 관련이다. 시의회에서 시당에 통보하였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결국 선거 이틀 전에 언론기사가 되었다"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간곡히 부탁드린다. 사퇴를 하셔야 '새로운 부산시당'을 위해 비대위를 구성할 수 있다"며 결단을 촉구했다.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부산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당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단체톡방이 반들어지고, 페이스북 등에도 활발한 의견 개진이 이어지고 있어 '167석의 거대 야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의 노선 투쟁이 당분간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