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들 "법원이 면죄부".. 검찰에 즉시 항소 촉구
박형준 부산시장이 선거법 위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시정 현안 추진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7 부산광역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4대강 사찰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된 박형준 시장이 19일 1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방법원 형사6부(재판장 김태업)는 이날 오전 선고 공판에서 박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5일째 자택 격리 중이라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대한 직접 증거로 보이는 국가정보원 문건은 내부 보고서 정도의 증거가치만 인정될 뿐이며,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 당시 청와대·국정원 직원의 진술 등도 간접 증거가 되기에도 부족하다"며 "박 시장의 발언이 허위라는 것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지난해 3월 박 시장은 이명박 정권 당시 국가정보원의 4대강 관련 인물과 단체 사찰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언론 인터뷰와 후보 토론회 등 12차례에 걸쳐 “보고를 받은 적 없고, 사찰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아왔다.
검찰은 "박 시장이 2009년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재직했을 때 작성한 국정원의 4대강 반대 인사 관리방안을 담은 보고서에 관여하고서도 보궐선거 당시 이를 몰랐다고 주장했다"며 지난해 10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허위사실 공표는 표심을 왜곡하고 공명선거를 저해하는 중대범죄”라며 벌금 500만원을 구형해 구형량이 에상보다 낮다는 반응을 얻었다.
선고 뒤 박 시장은 대리인을 통해 “처음부터 검찰의 무리한 기소였다. 재판부의 판단은 당연한 결과”라고 환영했다. 박 시장 변호인은 “정당한 판단을 한 재판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반면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4대강국민소송단·내놔라내파일시민행동·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부산환경회의 등은 판결 직후 부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법부가 박 시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단체들은 "검찰이 즉시 항소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