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금고는 지역사회 상생과 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은행을 선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4일 '부산시 시금고, 지역사회 상생과 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은행이 선정되어야 한다'는 논평을 통해 이같은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밝혔다.
참여연대는 "시민의 삶, 부산의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시금고 선정이 곧 다가오지만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시금고는 시청과 계약을 맺어 시청에서 부과하는 세금 등을 수납하고 관리하는 은행이다. 비교적 장기간, 안정적, 대규모의 예금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해 이자가 싸다는 불합리한 점이 있고, 과거에는 드러나지 않게 시장이 추진하는 사업에 지원하는 문제가 있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통 시금고 중 주금고는 지역은행, 부금고는 시중은행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2024년은 시금고(주금고) 공모에 지역은행, 시중은행, 국책은행이 응모해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며 "지역은행이든, 시중은행이든, 국책은행이든 지역경제와 시민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은행은 일반 기업과 달리 공공적 성격을 가지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참여연대는 "하지만 최근 지역경제는 어려운데 은행은 막대한 이윤을 남김으로써 공공적 성격이 희박해지고 있다"며 "폐업 위기에 몰린 부산지역 중소상공인,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부산시민, 전세사기를 당한 부산의 청년들을 위해 지역에서 은행들은 어떤 노력과 역할을 했는지 의문이다. 부산시는 지역에서 공적 역할을 할 시금고 선정에 이런 부분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부분을 평가할 수 있는 ‘부산광역시 지역재투자 활성화 기본 조례’가 있지만, 부산시는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미국의 경우 지역재투자법(CRA)을 도입해 지역 내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자금중개 기능을 강화하고 있고, 독일은 지방정부가 은행의 주주로 참여해 공공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지금의 시금고 지정을 위한 기준은 지방은행에 불리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렇다고 공공성과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지방은행에 무조건 지역의 시금고를 맡겨야 하는 것도 아니다"는 중립적인 자세를 취했다.
"4년에 한 번 시금고 선정을 위한 과도한 경쟁과 협력사업비라는 출혈로 오히려 지역의 기업과 지역주민에게 '높은 대출 이자, 낮은 예금 이자'라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역경제와 지역민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할 시금고 선정 과정과 시금고가 지역에 반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참여연대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이런 폐해를 막고, 부산시와 특정 단체를 위한 기여가 아니라 지역과 시민을 위해 제대로 기여하려면 은행은 시민이 참여하는 재단법인을 만들어 기여금을 투명하게 집행하고, 부산시는 은행의 지역사회 공헌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며 "또한, 주민을 위한 일자리 창출 정도,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은행 내 부서와 직원의 유무와 비율 등도 평가해 '지역의 명운이 은행의 명운'이라고 여길 정도로 지역과 상생할 준비가 된 은행이 시금고로 선정되어야 하고, 이번 시금고 선정에 부산시가 이런 부분을 제대로 평가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