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부산 금정구청장 보선 후보로 김경지 전 지역위원장을 전략공천한다. 출마를 선언했던 이재용ㆍ조준영 예비후보는 사퇴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이재성 위원장은 9일 오전 10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공천을 담당하는 중앙당에서 예비후보 2명과 비공개 후보 5명을 상대로 후보 적합도 검증 등을 실시해 김경지 전 지역위원장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으며, 오는 11일 확정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통해 구청장 공약까지 발표하고 지역활동을 해온 예비후보들은 사퇴했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준비해온 지역 정치인들은 중앙당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후보 경선 출마 기회도 박탈당하는 상황으로, 민주당 지도부의 지방자치 발전과 지방정치인 육성에 관한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더구나 이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산업은행 이전 지연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언론이 앞뒤 다른 말을 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취재를 하지 않고 있다"는 다소 엉뚱한 대답을 해 비판을 샀다. 마치 산은 이전 지연이 민주당의 책임이 아니라 언론의 갈라치기 때문이라는 뉘앙스의 답변은 정치입문 1년이 안된 이 위원장이 너무 빨리 '여의도 문법'은 물론 중앙당 지도부의 이른바 '이재명 집권전략'에 따른 '부산울산경남의 현안 홀대와 출구전략'에 앞장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하고 잇는 형국이라는 지적이다.
산은 이전에 대한 미적지근한 이 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 등 민주당의 어깃장 행보로 이해하는 시민들의 분노가 총선 17대 1 참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이 위원장의 이같은 언행은 "지역 언론에 일정한 책임을 돌리며, 국민의힘에 책임을 전가시키려는 꼼수"라는 날선 비판도 나온 지 오래다.
부산시당 대의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도 권리당원들의 압도적인 성원으로 당선된 이 위원장이 "특유의 자부심 넘치는 독선적인 인식으로 시당 운영을 이어갈 경우 원조 친명계를 비롯한 핵심 당원들의 조직적인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시장 선거 줄마 등 앞으로의 정치행보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금정구청장 보선 승리와 부산 미래비전, 지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회견문 배포 없이 발언에 나선 이 위원장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폭주하는 윤석열 정권과 민생을 외면하는 집권여당을 심판하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라고 강조하고 "이에 따라 야권 후보 단일화는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며, 조국혁신당이 제안한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안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위원장은 부산 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의 일환으로 가칭 ‘바다가 보이는 야구장’과 부산을 전 세계 ‘e스포츠 수도’로 만들기 위한 전략 등도 발표했다. 아시아 최초의 바다가 보이는 야구장을 북항에 건립해 부산의 랜드마크이자 복합문화지구로 조성하고 기존의 사직야구장은 광역시급 최대 규모의 생활체육 콤플렉스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e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부산에 ‘e스포츠 진흥재단’을 설립하고 광안리와 다대포 등 해안벨트를 따라 부산을 세계 최초 e스포츠 수도로 만드는 한편 ‘e스포츠 명예의 전당’ 조성계획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앞서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과 천준호 전략기획위원장, 이한주 민주연구원장 등 중앙당 지도부를 만나 ‘민주 집권플랜 수립을 위한 부산 미래비전 10대 의제’를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갖고 부산 현안 해결을 위한 당 차원의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가 끝난 뒤 9개월 뒤에 바로 대선이 있는 만큼, 부산의 10대 미래 비전을 부산시장 후보 공약이자, 대선 부산공약이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힌 부산시당은 "2030 부산엑스포 참패와 관련해 국정감사와 국정조사를 통해 참패의 원인과 윤석열 정부 및 부산시의 책임을 엄중히 묻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 초 발생한 이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와 관련해 경찰이 현장을 바로 물청소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 한 사태에 대해서도 국감 등을 통해 진실 규명에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