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발생한 부산항일학생의거 84주년을 맞아 '제9회 부산항일학생의 날' 기념행사가 23일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내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 대강당과 부산항일학생의거 기념탑에서 열려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를 만들었다.
사단법인 부산항일학생의거기념사업회가 주최 및 주관한 이날 기념식에는 박형준 시장을 대리한 원영일 시민소통보좌관, 하윤수 교육감을 대리한 이상율 교육국장, 이남일 부산지방보훈청장, 윤일현 금정구청장, 양준모(영도구2, 국민의힘) 부산시의원, 개성고와 동래고 교장을 비롯한 학생들, 유공자,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아울러 기념탑 앞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이 보내온 화환들이 도열해 1940년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부산에서 일어난 항일독립운동의 뜻을 드높였다. 백종헌(금정구) 서지영(동래구) 국회의원도 축전을 보내왔다.
이에 앞서 17일에는 부산항일학생의거의 상징인 서구 대신동 구덕운동장에서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까지 13.5㎞ 구간에 걸쳐 부산시민달리기대회를 열었다. 도착지인 어린이대공원에서는 항일학생운동 주제공연, 도전골든벨, 항일학생운동 의상체험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를 열어 독립운동을 재조명했다.
이날 학생교육문화회관 1층 로비에는 사진 전시회를 열었으며, 오후 2시에는 동래고 강당에서 김혜진 교수의 강연을 비롯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오전 11시부터 2층 대강당에서 연 기념식은 △국민의례 및 애국가 제창 △묵념 △내빈소개 △공로 및 감사패 등 시상식 △기념사 및 축사 △만세삼창 △기념탑 헌화 순으로 진행했다.
기념사업회 이재웅 이사장이 동래고 신창훈 교장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디지털 콘텐츠 공모전 시상에서 부산시장과 교육감 표창장은 박주영, 윤동건(동래고), 공유솔, 진선우(개성고), 조윤솔(선화여중), 조서연(남산초) 학생이 각각 수상했다.
이재웅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당시 어린 학생들이 아무런 두려움 없이 정의를 위해 몸소 행동한 것은 다시금 존경을 받을 만하다"며 "우리는 이 역사적 사건(노다이)을 단순히 과거를 추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 민족 차별에 맞선 정신을 되새겨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영일 보좌관은 "다른 일정으로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하신 박형준 시장님의 인사를 전해드린다"며 "부산시는 민간에서 추진하는 광복 80주년 기념 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상율 교육국장과 이남일 부산보훈청장에 이어 동래고 출신으로 지난달 보궐선거로 취임한 윤일현 금정구청장과 동래향교 양연모 전교 순으로 축사를 이어갔다. 이날 행사는 부산시와 부산교육청, 부산보훈청, BNK금융지주 및 부산은행, 롯데리아, 언론사 등이 후원했다.
부산항일학생의거(노다이 사건)는 1940년 11월 23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제2회 경남 전력증강 국방경기대회’에서 동래고보(현 동래고)와 부산제2상(현 개성고) 학생 1천여명이 일본인 심판의 편파판정에 항의해 거리시위를 벌이고 ‘노다이’ 육군대좌의 관사에 불을 지른 사건을 말한다. 이 의거로 두 학교 학생 200여명이 체포됐으며, 그 중 15명이 구속되고 2명은 옥고로 숨졌다. 부산시의회가 조례를 만들어 부산항일학생의날을 제정했으며, 기념사업회가 9년째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