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구청장 보선 평가] 지역일꾼론이 정권심판론 제압
[금정구청장 보선 평가] 지역일꾼론이 정권심판론 제압
  • 양삼운 기자
  • 승인 2024.10.17 0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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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김경지 "유권자 선택 겸허히 수용"... 단일화에도 상당격차 패배, 재기 쉽지 않을 수도
한동훈 대표, 윤 대통령 만남에 힘 실려... 이 대표, 비호감에도 지원 강행 정권심판론 역풍
이재성 시당위원장, 여론 흐름 반영 못하고 중앙당 지원에 덮혀... 총력지원에도 대패 '부담'

10.16 재보선 최대 관심지역인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는 "금정구 유권자들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는 입장문을 내며 패배를 인정했다. 

조국혁신당 류제성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하며 기세를 열린 김 후보는 재보선 특성인 낮은 투표율과 함께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것으로 문석된 지역 특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낙선했다. 김 후보는 "더욱 낮은 자세로 구민들의 뜻을 받들겠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과 금정구의 변화를 위해 투표해 주신 유권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여론 흐름상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중앙당 지도부 지원이 역풍을 맞았다는 평가이다. 오히려 오랫동안 지역 정치를 맡았던 국민의힘보다는 새롭고 능력있는 일꾼으로 바꿔보자는 전략을 채택하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된다. 금정구는 인구가 한때 30만명을 넘았으나 현재 21만여명으로 급감한 대표적인 청년층 이탈 지역구인데도, 이런 과정에 구정과 지역 정치권을 주도했던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과 대안세력으로서의 준비된 능력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평가이다.

부산 금정구청장 보선 야권 단일후보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가 8일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연 공약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국햑신당 김호범(왼쪽부터) 시당위원장, 김 후보, 류제성 전 혁신당 후보, 이재성 민주당 시당위원장과 함께 손을 맞잡고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사진=양삼운 기자)

실제로 김 후보는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을 합격하고 여러 기관에 근무해 실력과 능력을 검증받은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는 중앙당 주도의 선거운동에 의존한 것이 주요 패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한 가야일보의 지적에도 김 후보는 기조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며, 사실상 세번째 출마에서도 성과를 얻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박인영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노무현ㆍ문재인 전 대통령 계열의 당원들의 공감보다는 이재명 대표의 이른바 '사법 리스크'를 넘어가려는 의지에 따라" 지역에서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던 예비후보들을 무시하고 전략공천을 감행한 지도부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기초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임에도 지역 정치인들의 성장보다는 중앙당 지도부의 입장을 우선한 공천을 감행한 것이 유권자들에게 심판받은 것이라는 평가이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세무사로 재선 구의원과 구의회 의장을 역임하고,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거쳐 교육위원장으로 재임 중 사퇴하고 출마한 윤일현 후보를 경선을 통해 선출해 상당한 격차를 벌이며 여유롭게 당선시켜 대조를 이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판을 고조시키고 있는 '명태균 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보수 우위 정치구도를 확인시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선거를 지휘한 한동훈 대표의 입지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보선 후 열기로 한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자신감있는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평가이다. 정국기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 보선 국민의힘 후보가 16일 밤 개표결과 당선이 유력해지자 부인과 함께 꽃목걸이를 받고 환호하고 있다.(사진=양삼운 기자)

아울러 신임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으로 이번 선거를 총력 지원한 이재성 위원장도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 일정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부산선거대책위원회의 상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외부활동보다는 지원체제를 점검하는데 집중했지만, 중앙당 지도부의 잇따른 지원에 묻혔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1월 가덕도에서 테러를 당한 이재명 대표를 다급한 상황에서 서울로 헬기 이송했다는 설명에도 지역에서 형성된 '지역의료 무시'라는 비판에다가, 산업은행 이전을 위한 법률 개정에 사실상 반대해온 민주당이 전당대회에서 대표적으로 이전 반대론을 펼친 것으로 비판을 받아온 김민석 의원을 최고위원 선거에서 적극 지지하는 등 반감이 높은 이 대표의 수 차례 지원유세는 김 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낮췄다는 평가이다, 이런 흐름을 조정하지 못한 책임에서 이 위원장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진단이다. 

김경지 후보는 "여야를 넘어 지역의 현안 해결과 발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덧붙여 정치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기대를 모은 주요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격차로 패배한 결과는 녹록치 않은 지역구 사정과 맞물려 1년 8개월 앞으로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비롯한 향후 정치 일정에서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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